▲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민경원 대변인(사진 왼쪽부터)과 이승철·금종례 수석부대표가 6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회 파행과 관련한 한나라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경인일보=김태성기자]경기도의회 한나라당이 허재안 의장의 말바꾸기를 문제 삼으며 8대 도의회 첫 정례회 일정을 전면 거부함에 따라, 의회가 또다시 파행됐다.

6일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에서 상임위 불참 등 '정례회 거부'를 표결에 부쳐, 재석의원 32명 중 26명이 상임위 불참에 동의해 이같은 안을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한 찬반토론에서 의원들의 의견은 '정례회 거부'가 대세였다.

이해문 행정자치위원장 등은 "중요한 안건처리가 있는 만큼 상임위 일정만은 참여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대다수 의원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오히려 김진춘 의원 등은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상임위와 본회의 거부만으론 의미가 없다"며 본회의장 재점거를 암시하는 행동을 대표단에 주문하기도 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지난 1일부터 사흘간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벌였으며, 허재안 의장이 '한나라당의 주장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근거로 점거농성을 해제하고 정례회 참여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허 의장이 이같은 입장을 번복하고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성격의 기자회견을 갖게 되자, 방침을 180도 선회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의총후 기자회견을 통해 "허재안 의장의 거듭되는 거짓말로 도의회가 혼란과 혼돈속에 빠져들고 있다"며 "이같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정례회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승철 한나라당 수석부대표는 "의장에 대한 신뢰가 금이 간 상황에서 본회의 및 상임위 참여가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겠냐"며 "이번 사태 해결의 열쇠는 의장에게 넘어갔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날 예정된 상임위중 교육위 및 문광위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임위는 파행됐으며, 업무보고차 도의회를 방문한 공무원들도 허무하게 발길을 돌렸다.

민주당측은 한나라당의 정례회 거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7일 운영위를 소집, 새로운 일정을 잡아 상임위 및 도정질문을 강행한다는 방침이지만 반쪽의회가 불가피한데다 행자위·농림수산위·경투위 등의 위원장을 한나라당 의원들이 맡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

고영인 민주당 대표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최대한 설득해 의회 정상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