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이준배기자]우리 시대 소위 엘리트들의 이야기 연극 '모범생들'이 오는 11~12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 무대에 오른다. ASAC우수소극장연극시리즈3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선 우리 사회에서 욕망의 총아로 촉망받는 엘리트들을 파헤친다.

특히 '모범생들'의 연출가 김태형이 실제로 과학고와 카이스트(KAIST) 출신이라 눈길을 끈다. 사회에서 소위 말하는 '모범생'에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는 카이스트 3학년 재학 중 자퇴,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성적으로 인간의 가치가 판단되고, 이로 인해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계급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빠른 템포의 장면 전환, 적절히 가미된 유머 코드, 사실감 넘치는 대사로 그려낸다.

극중 소위 '모범생'이라고 불리는 고등학생들이 뭔지 뚜렷하게 알지도 못하는 야망을 가지고 치밀하게 단체 커닝을 시도한다. 그들의 커닝은 결국 서로의 욕망의 충동에 의해 발각되고 실패하지만, 누구도 처벌받지 않고 그들은 사회적 엘리트로 성장한다.

이들의 욕망과 꿈은 자율적인 개인의 판단과 인생에 대한 성찰에 의한, 순수한 자신의 행복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학습되고 주입된, 사회가 원하고 지향하는 욕망이다. 스스로의 욕망인지, 사회에 강요받은 욕망인지 모를 신분상승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리고 반성할 필요를 못 느끼는 고등학생들의 뒷모습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잃은 한국사회의 단면을 투영하는 듯하다.

이번 연극은 마지막 학력고사, 불안한 첫 수능시험을 치른 1973년생부터 1976년 출생자들에게는 40%라는 파격할인을 제공한다.

빅뱅의 '붉은 노을'보다 이문세의 '붉은 노을'이 익숙하고, '수학의 정석'으로 공부하며 '서태지와 아이들'에 열광했던 오늘의 대한민국 핵심 인력, 마지막 학력고사나 첫 수능세대들은 더욱 의미가 클 전망이다.

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7시. 전석 2만원. 특별가 5천원(2011 대입수능생 및 2011 고교 졸업생). (031)481-4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