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김종찬기자]'치즈 유통의 혁명이 시작됐다'.
치즈는 우유 영양이 농축된 발효식품으로 한국의 장류나 김치와 같은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다. 영양학적으로 가장 완전한 식품중 하나로 꼽힌다.
유럽에서는 치즈를 빼놓고는 음식에 대해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서양 음식문화의 최고 재료이자 영양식으로 대표된다.
역사적으로는 BC 3500년 무렵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젖소 사육과 착유, 유가공을 했음을 나타내는 석판이 발견되었고 BC 4000년부터 BC 2000년까지 이집트와 인도, 중앙아시아 등에서도 제조되었다는 기록이 전해져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치즈가 도입된 건 언제부터일까. 전라북도 임실군에 지난 1967년 선교활동을 위해 입국한 벨기에 출신 디디에 세르스테벤스(귀화명·지정환) 신부에 의해 최초로 국내에 전파됐다. 우리나라 치즈 역사의 시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치즈가 '비싼식품', '수입식품' 등으로 인식되면서 40여년이 넘는 치즈역사에도 불구,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제대로 파고들지 못하면서 국내 치즈시장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치즈 관련 기업들은 해외에서 치즈 완제품을 직수입해 국내에 유통하거나 체다슬라이스 치즈 등 기본적인 치즈 제품만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이 힘든 치즈 유통 구조에도 불구하고 국내 치즈시장을 비롯, 해외 치즈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 기업이 있다.

바로 이천시 신대리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치즈 전문 생산업체인 (주)썬리취다.
"아직까지 치즈를 생각하면 유럽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기정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 치즈하면 우리나라가 떠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4일 이천 신대리 썬리취 이천공장에서 만난 이용국(57·사진) 대표는 국내 치즈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이뤄보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 대표는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치즈시장에서 치즈란 외국인들의 별식(?)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피자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치즈시장도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치즈에 대한 선입견이 점차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치즈제품들은 거의 대부분이 외국에서 완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때문에 치즈시장이 커질수록 외화도 함께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금융권 등에서의 지원이 대폭 확대돼 해외로 역수출할 수 있는 발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치즈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지 불과 10여년밖에 되지 않지만 한국인 1인당 치즈 소비율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때문에 썬리취 같이 치즈를 자체 개발해 수출하는 기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에게 가장 맞는 치즈가 무엇인지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치즈시장 전체에서 우리나라 치즈가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그는 가공치즈 제조는 물론, 베이커리 등 치즈관련 전분야에 걸쳐 물류와 유통 등 사업영역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국민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맞아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고객들이 갈수록 늘어나 치즈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때문에 연간 3만t 규모의 치즈 생산능력을 갖춘 이천공장처럼 치즈와 관련된 시설에는 아낌없는 투자를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끝으로 "유럽에 비해 국내 치즈시장은 좁지만 성공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물론 신규 시장에 대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썬리취가 후발 주자들의 지침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무리했다.
※ 치즈시장 변화 주도하는 이용국 대표… 끊임없는 연구개발·아낌없는 투자
■ '썬리취의 역사'=지난 1994년 설립한 (주)썬리취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 (주)에스알인터네셔널, (주)에스알냉장, (주)썬리취 F/C 등 3개의 자회사를 별도로 운영해 각 계열사별로 치즈의 수입·생산·보관·유통·판매를 세분화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치즈전문기업이다.
분야별로 (주)썬리취는 치즈의 유통과 판매, (주)에스알인터네셔널은 치즈의 수입 및 유제품·베이커리·치즈 신제품 개발, (주)에스알냉장은 1만t규모의 보세냉동창고를 통한 보관 및 유통을 집중 담당하고 있다.
특히 치즈전문기업으로 우뚝 선 썬리취는 스위스와 프랑스, 호주 등 청정지역에서 고급 치즈 원료를 수입해 모짜렐라치즈와 크림치즈, 치즈케이크 등 다양한 치즈제품을 국내에 맞게 재가공해 생산·유통하고 있다.

■ '차별화된 치즈로 국내 입맛을 사로잡다'=썬리취는 모짜렐라 치즈, 고다치즈, 골든모짜 치즈 등 피자치즈와 스트링 치즈, 치즈스틱 등 가공치즈, 그라나파다노,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등 수입치즈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판매하고 있다.
또한 썬리취만의 독자적인 신기술을 접목해 재탄생한 제품인 플레인 치즈 케이크와 망고 치즈 케이크 등 치즈베이커리 제품들은 단일품이 주류를 이뤘던 국내 치즈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치즈 가공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실제로 썬리취의 제품들은 피자헛 등 피자 전문기업은 물론, CJ프레시웨이과 풀무원 계열 ECMD 등 대형 식자재 유통업체에 전문적으로 치즈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창동·기흥점 등의 치즈 코너에서 '체다 슬라이스'와 체다치즈와 고다치즈를 혼합한 '태양은 가득히 슬라이스' 치즈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훼미리마트 등 편의점과 콜드스톤 등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통해서도 치즈 제품을 판매하는 등 국내 치즈시장의 10~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노고로 지난 2009년 국내가공치즈 전문업체로는 최초로 농림수산식품부 HACCP 우수축산물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 '썬리취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썬리취는 다음달 1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이천 백사면에 위치한 이천공장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치즈가공공장 준공기념식을 개최한다.
이날 준공식이 개최되는 이천공장은 총 7만여㎡ 규모에 연간 3만t의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유일의 치즈 전문 최대 가공 공장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각국의 외국 써플라이어 등을 비롯, 총 200여명의 국내·외 관계자들이 참석해 다양한 해외 판로에 대한 비즈니스를 가질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국내 최초로 치즈관련 전문 프랜차이즈 매장인 '치즈카페 썬리치'(서울 한남동 소재)를 오픈해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반 소비자 대상의 B2C(기업-소비자 거래) 분야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용국 대표는 "이천공장 준공과 창립기념일을 맞아 지난 17년간의 해외 비즈니스와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우수한 제품을 제공하고, 외국에 치즈 완제품을 수출하는 수출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B2C분야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시점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 사진/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