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90㎏급에서 송대남의 금메달은 치열한 자기자신과의 싸움에서 이뤄진 성과다.

고교시절까지만 해도 송대남은 앞서 우승한 김재범, 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 권용우와 함께 한국 유도를 이끌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같은 체급에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뛰어난 기량의 선수들이 많아 이 체급을 올렸지만 국가대표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결국 2004년 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고 결국 유도를 떠나기까지 했다.

하지만 런던올림픽 유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정 훈 감독의 설득으로 다시 운동을 시작했고 유도 선수로는 황혼이라고 볼 수 있는 30대에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송대남은 비록 아테네올림픽 이후 유도계를 잠시 떠났지만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기할 수 있었다. 메달의 색깔을 떠나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가 흘린 땀방울은 열정이 담겨 있기에 모두 소중하다. 하지만 이런 힘든 역경을 이겨낸 것을 알기에 송대남의 금메달은 더욱 값지다.

황예슬이 이번 올림픽 여자 유도 70㎏급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그러나 우린 그에게서 한국 유도의 미래를 봤다. 황예슬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1년 월드마스터스대회, 오스트리아 그랜드슬램, 올해 아시아 유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한 여자 유도의 간판 스타다.

황예슬이 준결승전에서 만난 프랑스의 루시 데코세는 세계랭킹 1위다. 황예슬이 루시 데코세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대학팀을 떠나 실업팀에서 한단계 더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과 같은 발전 속도로 성장한다면 황예슬은 1992년 바르셀로나의 김미정과 1996년 애틀랜타의 조민선 이후 끊어진 금맥을 다시 이어줄 선수로 기대된다.

이번 올림픽에서 유도 경기를 보면 유도 경기의 매력중 하나인 '한판승'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다. 기대했던 '한판승'이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은 규정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점수 배점 방식의 변화와 규칙 개정, 세계유도의 흐름 때문이다. 또 기습적으로 손으로 하체를 공략하는 기술은 이제 사용할 수 없는 점, 비디오 판독이 적용된 점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 선수들의 실력이 백중세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김창호 경기대학교 체육대학 경호보안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