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성옥희기자

'보·혁 구도 18대 대선' 공·사조직 총동원
여, 친박 중앙당 중심 포진 비박포용 관건
야, 경선 후 이합집산 '안철수 연대' 변수

'대선 승리는 전략과 조직의 조화에서….'

역대 어느 대선보다 치열한 보·혁구도의 선거전이 될 18대 대선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여의도 정치권에 내로라하는 선거 전략가를 비롯한 조직의 달인들이 모여들고 있다.

선거 진용을 보면 새누리당은 5년전 경선에서 패배의 잔을 마신 '박근혜 사단'이 빼앗긴(?) 5년을 위해 의기투합하는 모습이고, 민주통합당은 진보정권의 재탈환을 위해 작심한 듯 권력의지를 보이고 있다. '51대 49'의 게임으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박빙의 승부에 '올인'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 인천지역의 기싸움은 더 치열하다.

총성 없는 전쟁이 곧 대선이다.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승자가 독식할 수밖에 없는 권력의 속성 때문에 '강호의 고수', 즉 선거의 달인들이 모이는 것도 인지상정일 게다.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선후보의 대권가도를 뒷받침할 피라미드형 공·사조직의 얼개를 갖추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꾸릴 선거대책위 구성을 위해 선거기획단을 발족했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인사들의 면면은 당내 친박(친박근혜) 실세와 중앙당을 중심으로 한 공조직 형태의 조직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총사령부'인 선대위에는 '이심전심'으로 박 후보의 생각과 이념을 추종할 수 있는 친박계 실세들이 대거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인천지역에서도 오랜 기간 친박계로 활약한 인물들이 공사조직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일단 공조직에선 상징성이 있는 황우여(인천연수·이하 지역은 선거구 및 출신지역으로 표기) 대표가 인천 출신이다. 선거기획단 인선에서 인천 서구강화갑의 이학재 의원이 박 후보의 비서실장에서 부실장으로 한 칸 밀렸지만 선거기간 동안 그림자 수행을 하며 현장을 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대위 구성에 가장 공을 들이는 직능분야엔 박 후보의 비서실장을 거친 유정복(김포) 의원이 선거기획단 직능위원으로 인선돼 이미 조직을 가동하고 있다.

캠프 공보단장으로 활약한 재선의 윤상현(인천남을) 의원도 인천지역의 공·사조직을 아우르면서 선대위에서 또 다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최근 경선 과정에서 전국의 유수 직능 조직 관계자들을 만났고, 공보를 맡았던 윤상현 의원도 캠프 총괄본부장을 거쳐 박 후보의 비서실장에 임명된 최경환 의원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들이 선대위에서 공조직으로 활약한다면 비선의 사조직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포천 출신으로 전직 국무총리를 거친 이한동 전국무총리가 유용태(여주)전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장관, 전용원(구리) 전 경기도당 위원장과 삼각편대를 이뤄 공조직에서 놓치는 사조직을 아우를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출마 경험이 있는 이 전 총리는 과거 자신의 대선 조직을 활용, '박근혜 만들기'에 뛰어들었고, 3선 출신의 전 전 위원장도 역대 2차례의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직능분야에서 활약한 경험을 살려, 지원하고 있고, 특히 박 후보의 신임이 두터워 과거 민정당 출신의 당직자들과 힘을 보태고 있다.

여주·이천에서 4선 의원을 거친 이규택(여주) 전 의원도 서청원 전 대표와 호흡을 같이하고 있으며,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탈당해 친박연대를 만들었던 경기도에 연고가 강한 인사들과 별도 조직을 꾸리고 있다.

인천에서는 친박계의 맏형격인 윤태진(인천남동갑) 전 남동구청장이 공·사조직 운영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 그래픽/성옥희기자

중앙당과 친분이 두터운 그는 친박계 모임인 인천 희망포럼 대표로 활약하고 있고, 윤상현 의원도 인천지역 30~40대 전문가 그룹인 친박계 포럼을 구성해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섰다. 이밖에 전 구청장과 시의원을 중심으로 한 '백인회'와 서청원 전 대표가 이끌고 있는 '청산회'도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경인지역 대선 사령탑'인 시도당에서는 고희선(경기화성갑) 의원과 이상권(인천계양을) 전 의원을 중심으로 표밭을 갈고 있다.

당내에선 비박 포용을 위해 '김문수사단'의 차명진(부천소사) 전의원 등을 중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김 지사는 공무원 신분으로 움직일 수 없어 차 전 의원이 어떤 역할을 맡을 지가 주목된다.

정책 브레인으로는 박 후보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국가미래연구원이 그 중심에 있고, 원내에 진출한 이종훈(성남분당갑) 의원이 '경제브레인 3인방'에 꼽힌다.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민주통합당에는 선거의 달인으로 통하는 전현직 의원 25명이 대선주자들의 캠프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5일 경선이 마무리되면 경선 결과에 따라 이합집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결선 투표를 비롯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와의 연대에서도 조직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는 과거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 많아 중앙당 선대위에서 많은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도권에서 승부를 내야 하기 때문에 경인지역 사정에 밝은 중진들과 수도권 2040세대를 겨냥, 참신성 있는 중앙급 인사들을 대거 기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5선 관록의 문희상 의원을 정점으로 원내 부총무를 맡고 있는 박기춘 의원, 원내대표 출신의 김진표 의원이 각각 경기 남북부 사정에 밝고, 경기도당을 운영한 바 있는 조정식 의원을 비롯한 80년대 학번의 소장파 정치인들도 조직적 행보를 키우고 있어 나름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문재인 캠프에는 박남춘(인천남동갑)·전해철(안산상록갑)·홍영표(인천부평을)·이학영(군포)·김경협(부천원미갑)·김상희(부천소사)·윤후덕(파주갑) 의원 및 백원우 전 의원이 크고 작은 일을 맡았다. 손학규 캠프에는 신학용(인천계양갑)·설훈(부천원미을)·조정식(시흥을)·이찬열(수원갑)·최원식(인천계양을)·김민기(용인을) 의원과 정장선·이기우 전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김두관 캠프에는 원혜영(부천오정)·안민석(오산)·문병호(인천부평갑) 의원과 천정배 전 의원이, 정세균 캠프에는 김진표(수원정)·최재성(남양주갑)·신장용(수원을)·이원욱(화성을) 의원과 임종인 전 의원이 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2일 국회 연구단체인 '내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이 안 원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법륜 스님을 초청, 국회에서 토크콘서트를 가져 관심을 모았는데, 이 모임에는 '친안철수 성향'으로 알려진 김한길 최고위원과 동두천 양주 출신의 정성호 의원이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경인지역 사정에 밝은 한 선거 전문가는 "대선은 공중전도 중요하지만 지지층을 누가 더 많이 투표장으로 끌고 나가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며 "특히 이번 대선은 선거에 임박해질수록 편가르기식 조직전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의종·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