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숱한 명사들이 승천했다. 1월부터 그리스의 영화 거장 앙겔로플로스(77)가 하늘로 갔고 2월엔 1996년 노벨문학상을 탄 폴란드 시인 쉼보르스카(88), 미국 반도체 메이커 마이클론 테크놀로지의 스티브 애플턴 CEO(51), 미국 팝의 여왕 휘트니 휴스턴(49)이 세상을 떠났다.
대중음악 작곡가 반야월(95)은 3월에 이승을 떠났고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셰 911'의 알렉산더 포르셰(76), 미국 CBS방송의 전설적인 진행자 마이클 월리스(93), '중국의 사하로프' 팡리즈(方勵之·76), 작곡가 김성태(102)는 4월에 세상을 버렸다.
아프리카 말라위의 무타리카 대통령(78)도 4월에 급서(急逝)했고. 5월엔 또 '동양의 스트라디바리'로 불리는 바이올린 장인(匠人)―재일 한국인 진창현(83), 20세기 최고 가수의 한 사람인 독일의 바리톤 피셔 디스카우(87)가 유명을 달리했다.
6월엔 미국의 SF 거장 레이 브래드버리(91), 인도네시아 최고 부자 린샤오량(林紹良·96), 나에프 사우디 황태자(79), 세계 최초 시험관 베이비 엄마인 영국의 레즈리 브라운(64), 이치하크 샤미르 이스라엘 전 총리(96)가 타계했다.
할리우드 명배우 어니스트 버그나인(96), 가나의 밀스 대통령(68), 일본 파나소닉 명예회장 마쓰시타 마사하루(松下正治·99), 전 교토(京都)대 총장 오카모토 미치오(岡本道雄·98)는 7월에 사거했고 1969년 최초 달 착륙 우주인 루이 암스트롱(82)은 8월에, 캄보디아의 노로돔 시아누크 전 국왕(90), 세계 최초 골수이식으로 노벨의학상을 탄 미국의 에드워드 토머스(92)는 10월에 차세(此世)를 떴다. 12월엔 유엔본부 설계자인 브라질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104), 안나푸르나 최초 정복자 모리스 에르조그(93)가 영면에 들었고….
'병은 고쳐도 명은 못 고친다(醫得病 醫不得命)'는 중국어도 있고 '삶은 세상에 잠시 머무르는 것, 죽음은 본디 집으로 돌아가는 것(生寄死歸)'이라고 했거늘 내년엔 또 누가누가 pass away―멀리멀리 사라져들 갈 것인가. 캄캄한 곳 저승에도 복(冥福)이 있을까마는 죽은 이에게도 '어두울 명(冥)'자 명복을 빈다고 한다. 올해 승천한 이들의 명복을 하늘을 향해 빈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