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포수 정상호 선수(오른쪽)가 9일 오후 문학구장을 찾은 진혁이(17·가명)에게 야구 글러브 등을 전달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고등학교 야구선수 진혁이(17·가명·경인일보 2012년 11월13일자 25면 보도)에게 든든한 후원군이 생겼다.

진혁이와 같은 고교 출신이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포수 정상호 선수가 진혁이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싶다고 나섰다.

같은 고교출신 후원군 자처
글러브·배트·장갑 등 선물
멘토역할하며 정신적 도움도


진혁이는 정 선수를 만나기 위해 9일 오후 문학구장을 찾았다.

실내연습장에서 정 선수가 타격 연습을 하는 동안 진혁이는 훈련장 외곽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봤다. 진혁이는 이만수 SK 감독과 이광근 수석코치를 비롯해 기라성 같은 선배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감독과 이 수석코치는 진혁이에게 "열심히 해서 몇년 후 이 경기장에서 만나자"는 덕담도 건넸다. 이 코치는 진혁이의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35년 선배이기도 하다.

훈련을 마친 정 선수가 환한 웃음으로 진혁이를 맞이했다. "진혁이 몸 좋다. (김)광현이 고교 1학년때 보다 키도 더 큰 것 같네. 신체조건도 그렇고 열심히 하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겠다."

다소 경직됐던 진혁이의 표정도 정 선수의 격려의 말에 다소 밝아졌다.

정 선수는 "우리 팀에도 진혁이와 같이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한 선수들이 꽤 있다"면서 "오히려 안좋은 환경을 딛고 운동한 선수들이 나중에 잘될 수 있는 여지가 더욱 크다"고 진혁이를 다독였다. 꿈은 그 이상의 것을 꾸라고 조언했다.

"꿈은 높이 가질수록 그 꿈을 향해 더 열심히 다가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다치지 말고 열심히 하면 네가 꾸는 꿈에 도달할 수 있을 거야." 정 선수는 이날 진혁이에게 글러브와 배트, 장갑 등을 선물했다.

정 선수는 "앞으로도 진혁이에게 용품 등 물질적 지원과 함께 멘토 역할을 하는 등 정신적으로도 돕겠다"고 했다.

정 선수와 진혁이는 헤어지기 전 서로의 휴대전화번호를 교환했다. 수년 뒤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진혁이와 정 선수가 투·포수로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그려졌다.

후원 문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본부(032-875-7010), 홈페이지(www.childfund-incheon.or.kr)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