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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구하는일 할수있는 기회 감사할뿐
"한 아이의 생명을 더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음료수도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 돈으로)사 먹을 수 없어요."
지난 9일 오전 방문한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건물 6층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 사무실. 12일로 창립 23주년을 맞는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의 사무실을 김재일 본부장이 혼자 지키고 있었다.
김 본부장은 "다른 직원 한 명이 자원봉사 교육을 받으러 가 혼자 있다"며 "예전에 여직원이 있었던 적도 있었지만 내가 한 번 더 뛰면 된다고 생각해 지금은 없다"고 했다.
심지어 그가 냉장고에서 꺼내온 음료수는 사비를 털어 사온 것이었다. 그는 "회계장부에 음료수나 커피 값을 올려본 적이 없다"고 했다.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는 그동안 4천605명의 생명을 구해낸 곳이다. 1992년 가천길재단 이길여 회장이 발의해 당시 박종우 인천시장 등 인천지역 지도자 10명이 발기인 모임을 갖고 새생명살리기운동본부가 태동했다.
심장병, 신장병 등 치유 가능 질환을 앓고 있으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후원회원은 이달 기준으로 2만6천560여명.
김 본부장은 인천지역 명문 사립고로 꼽히는 신명여고에서 30년 넘게 재직했다. 교장을 끝으로 교육자 생활을 접은 뒤 5년이 넘도록 이곳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최근 인천시교육감 출마를 제의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고사했다고 한다.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에 매진하기 위해서다.
그는 후원회원 한명, 한명을 늘리기 위해 오늘도 뛴다. 이들이 내는 5천원이 모여서 또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그가 이같이 일에 매진하는 원동력에 대해 궁금해 하기도 한다. 이 같은 궁금증에 대해 김 본부장은 '보람'을 이야기했다. 그는 건강을 찾아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세계 각국 환자들의 모습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낀다고 했다.
"이 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 사람 목숨입니다. 목숨을 구하는 일을 하는데 그만큼 보람있는 일이 어디 있을까요. 교직에 있으면서 했던 일도 보람 있었지만 죽기 전까지 이런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