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오늘이 끝이다. 영영 돌아올 수 없는 영겁 속 시간으로 2014년이 사거(死去)한 거다. 우주 개척으로 삶의 공간이야 혹여 넓힐 수 있을지 몰라도 시간마저 연장하거나 뜯어고칠 수는 없다. 미국의 과학지 'Science'는 지난 19일 '2014년 10대 뉴스' 1위로 유럽우주기관(ESA) 탐사기 '로제타(Rosetta)'의 혜성 착륙 성공을 꼽았고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비행사를 (개구리처럼) 동면시켜 화성에 보내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지난 10월 8일 CNN이 보도했다. 영화 '아바타' '에이리언' '2001년 우주여행' 등 SF영화의 가공 설화를 '실제'로 실현시킨다는 거다. 그뿐이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교(校)와 하와이대 연구팀은 '지구가 속한 은하계에만도 지구형 혹성이 수십억 개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를 이미 작년 11월 미 과학아카데미 기요(紀要→연구 논문 등이 실린 정기간행물)에 발표한 바 있다. 우주망원경 케플러(Kepler)로 수집한 결과가 그렇다는 것이고 그런 지구형 혹성이라면 생명체 존재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지구인이 제2, 제3 혹성으로 이민 갈 날이 올지도 모른다. 우주여행이야 이미 눈앞에 다가왔다. 영국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 우주항공사는 '요금 2억3천만원이면 우주여행을 할 수 있다'며 '스페이스2'를 공개한 게 2009년 12월이었고 일본의 세계적 물리학자 미치오 가쿠(道雄加來)는 지난 9월 '2070~2100년이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에 오를 수 있다'는 꿈같은 예측을 했다. 요새 태어나거나 10년 내에 출생하는 아이라면 그게 가능할 거라고 믿어 두자. 하지만 인간 100세를 넘어 200세 시대까지 가기엔 의학과 과학이 홀랑 까무러치도록 발전하지 않고는 불가능할 것이다. 영겁 속의 한정된(finite) 1회용 짧은 삶, 그마저 휙휙 날아가 버리는 허망한 시간이다. time flies라고 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고도 연속 터졌고 말썽도, 말도 많은 지겨운 한 해였다. 내일이면 또 다른 한 해, 희망찬 새 하늘이 열린다지만 떠오르는 태양, 몸 실린 지구별 자체가 리모델링,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공간 속 사람도 모두 그대로다. 하지만 새해, 새달, 새 주일, 새 날조차 없다면 어찌 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