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401000924400043061.jpg
1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한국과 카타르의 경기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3으로 패한 뒤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도하참사'를 당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무기력한 경기력에도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으로 근근이 생명을 연장해왔던 슈틸리케 감독이 이번 '도하 참사'를 당하며 다시 한 번 거센 경질설이 제기되고 있다.

카타르전은 한국 축구의 명운은 물론 슈틸리케 감독의 운명을 가를 경기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 승리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면 대표팀 사령탑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카타르 도하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패배를 당하면서 슈틸리케 감독 자진 사퇴나 경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앞서 몇 차례 경질 위기를 맞았지만, 그때마다 고비를 넘기며 생명을 연장해왔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 직후에는 지도력을 인정을 받아 '갓틸리케' '늪축구' 등 신조어를 만들며 국내 축구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2016년 6월 유럽 원정으로 치른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1-6 참패를 당하면서부터 팬들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에서 0-1로 패한 후 선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이른바 '소리아'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017061401000924400043062.jpg
13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한국과 카타르의 경기에서 한국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실점한 뒤 선수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위기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무기력한 경기력에도 승리 소식을 전하며 경질설을 불식시켰다.

그러나 지난 3월 23일 중국전 0-1 패배와 안방에서 시리아전 1-0 불안한 승리에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본선 직행권 2위를 유지하고 있어 해임 명분이 약한 데다 대체할 사령탑 영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임하며 다시 한 번 슈틸리케 감독을 재신임했다.

하지만 경험이 적은 신예 선수를 중요한 경기에 투입하는 용병술과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등 해외파들의 경기력을 대표팀에 녹여내지 못하는 지도력 때문에 경질 여론은 계속됐다.

결국 카타르와의 중요한 일전에서도 패배를 당하면서 더는 슈틸리케 감독의 사령탑 유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월드컵 진출 희망이 아직 남아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된 상황에서 축구협회의 책임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은 이용수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결정했지만, 그 배후에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감독 교체의 '골든타임'을 놓치며 위기를 자초한 축구협회 집행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과연 축구협회가 슈틸리케 감독 경질로 대표팀에 새로운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박주우기자 neoj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