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장 토사유실 대처 미흡
지자체 발빠른 태세전환 시급
경기동남부 물부족 호소 여전
"이러다 태풍 올라" 속앓이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경기도 전역에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되면서 저지대, 산사태 취약 지역, 공사현장에 대한 수해 등 수방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한해 대책을 추진해 왔던 자치단체들도 수해대책으로 재빠른 전환을 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일부 도내 공사현장에서 여전히 토사 유실 방지 등에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역대 최악의 극심한 가뭄에 지자체 등에서 올해 장마 등 수해대책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가평 81㎜, 남양주 48.5㎜, 포천 42.5㎜ 등 경기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쏟아졌다. 경기도에는 평균 23.4㎜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날 밤을 기해 남양주 121.5㎜, 가평 99.4㎜, 포천 95.6㎜, 시흥 133.3㎜, 안양 128.5㎜, 군포 108㎜ 등 경기 전역에 평균 97.9㎜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24개 시군에 예비특보를 발효한 상태다.
기상청은 한 시간에 30㎜ 이상 또는 하루에 80㎜ 이상의 비가 쏟아지면 '집중호우'로 보고 호우 특보를 발령한다. 이번 비에 대한 피해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지만, 도내 산사태 취약 지역이나 수해 대비에 미흡한 공사현장에 많은 비가 쏟아질 경우 토사 유실 및 침수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지난 5월 15일부터 오는 10월 15일까지를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으로 지정, 준비단계·비상단계별로 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동남부 일부지역에서 여전히 물 부족을 호소하면서 정반대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에도 이날 오후 5시 기준 강수량이 평택 0.5㎜, 안성 1㎜, 화성 4㎜, 오산 7㎜, 여주 8㎜ 등에 그쳐 가뭄 해갈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도내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농지를 보유한 경기 동남부 지역은 역대 최악의 가뭄에 저수지 등이 메말라 200㎜ 이상의 비가 내려야 물 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안성에 사는 농민 김모(68)씨는 "지금 비가 내려도 파종 및 생육 시기를 놓쳐 농사가 제대로 지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마가 왔음에도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 애가 탄다"며 "이러다 마른 상황에서 태풍이라도 올라오면 유관 기관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파종한 농작물이 다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더 불안하다"고 애타는 심정을 토로했다.
/민웅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