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2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 한 전원주택 부지가 수방대책이 미비한 채 방치돼 있어 산사태 등 수해가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2~4일 중 중부지방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250㎜ 이상 폭우가 쏟아질 수 있어 산사태와 침수, 계곡 야영객 안전사고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공사장 토사유실 대처 미흡
지자체 발빠른 태세전환 시급

경기동남부 물부족 호소 여전
"이러다 태풍 올라" 속앓이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경기도 전역에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되면서 저지대, 산사태 취약 지역, 공사현장에 대한 수해 등 수방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한해 대책을 추진해 왔던 자치단체들도 수해대책으로 재빠른 전환을 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일부 도내 공사현장에서 여전히 토사 유실 방지 등에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역대 최악의 극심한 가뭄에 지자체 등에서 올해 장마 등 수해대책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가평 81㎜, 남양주 48.5㎜, 포천 42.5㎜ 등 경기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쏟아졌다. 경기도에는 평균 23.4㎜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날 밤을 기해 남양주 121.5㎜, 가평 99.4㎜, 포천 95.6㎜, 시흥 133.3㎜, 안양 128.5㎜, 군포 108㎜ 등 경기 전역에 평균 97.9㎜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24개 시군에 예비특보를 발효한 상태다.

기상청은 한 시간에 30㎜ 이상 또는 하루에 80㎜ 이상의 비가 쏟아지면 '집중호우'로 보고 호우 특보를 발령한다. 이번 비에 대한 피해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지만, 도내 산사태 취약 지역이나 수해 대비에 미흡한 공사현장에 많은 비가 쏟아질 경우 토사 유실 및 침수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지난 5월 15일부터 오는 10월 15일까지를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으로 지정, 준비단계·비상단계별로 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동남부 일부지역에서 여전히 물 부족을 호소하면서 정반대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에도 이날 오후 5시 기준 강수량이 평택 0.5㎜, 안성 1㎜, 화성 4㎜, 오산 7㎜, 여주 8㎜ 등에 그쳐 가뭄 해갈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도내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농지를 보유한 경기 동남부 지역은 역대 최악의 가뭄에 저수지 등이 메말라 200㎜ 이상의 비가 내려야 물 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안성에 사는 농민 김모(68)씨는 "지금 비가 내려도 파종 및 생육 시기를 놓쳐 농사가 제대로 지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마가 왔음에도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 애가 탄다"며 "이러다 마른 상황에서 태풍이라도 올라오면 유관 기관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파종한 농작물이 다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더 불안하다"고 애타는 심정을 토로했다.

/민웅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