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창간 72주년 특집, 인천시장·시교육감 역대 선거 분석

역대 인천시장 선거는 여·야 간 정국 상황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 중앙 정국상황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정당 편중 없이 전체 선거 결과와 맥을 같이 해온 탓에 인천은 선거 결과의 '바로미터'라 불린다.

1995년 치러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당시 여당 소속이었던 민주자유당 최기선 후보가 40.81%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1회 지방선거는 민주자유당, 민주당, 자유민주연합이 각각 주도하는 3자 구도로 치러졌다.

승리는 집권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거머쥐었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집권여당의 최기선 후보가 승리했다. 민주당 신용석 후보는 31.73%, 자유민주연합 강우혁 후보는 27.44%의 득표율을 얻었다.

1998년 2회 지방선거에서는 DJP 연합이 이뤄지면서 최기선 시장이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 53.4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는 34.04%, 국민신당 김용모 후보는 12.45%를 얻는데 그쳤다.

3회 지방선거에서는 'DJ 심판론'이 정국을 휩쓸면서 보수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전국 표를 싹쓸이 하게 된다.

인천, 경기, 서울 모두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고 인천에서도 안상수 후보가 56.17%의 득표율을 차지하며 새천년민주당 박상은(32.11%), 녹색평화당 신맹순(4.20%), 민주노동당 김창한(5.02%), 사회당 김영규(2.48%) 후보를 제쳤다.

최기선 시장, 1·2기 민자당·자유민주연합 소속 초대·재선 승리
3·4기 'DJ·참여정부 심판론' 강타에 한나라당 안상수 연임 성공
2010년 천안함사건 딛고 5기 당시 야당 민주당 송영길 후보 당선
6기 유정복, 팽팽한 구도 속 송영길 시장과 박빙 승부 끝에 영예


2006년 치러진 4회 지방선거 또한 '참여정부 심판론'이 정국을 강타했다. 인천에서도 이런 정국 상황이 그대로 반영돼 한나라당 안상수 시장이 61.93%의 압도적 지지율을 얻으며 재선에 성공했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2010년 선거에선 여당인 한나라당에 유리할 것이란 전망을 깨고 민주당이 승리했다. 인천에서는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52.69%의 득표율로 시장에 당선됐다.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는 44.38%의 득표율을 보이며 3선 도전에 실패한다.

6회 지방선거는 여·야 승자가 따로 없을 정도로 팽팽한 구도 속에서 치러졌고 인천의 경우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가 49.95%의 지지율을 보이며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시장(48.20%)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며 시장에 당선됐다.

인천시교육감 선거는 직선제가 시작된 2010년 이후 두 차례 선거는 '보수 vs 진보' 구도로 치러졌다. 보수 후보가 한 번, 진보 진영이 지지한 후보가 한 번 교육감에 당선됐다.

두 번의 선거에서 보수 진영은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진보는 모두 단일화를 이뤄 선거에 나섰다. 다자구도의 선거였지만 출마 후보 대부분이 득표율 15%를 넘기는 등 '고른 성적'을 거둔 것도 특징이다.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은 지난 2014년 6월 선거에서 31.89%(38만2천724표)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장 출신의 이 교육감은 당시 선거 투표일 4개월 전인 2월 '2014 교육자치 인천시민모임'이 주관한 경선에서 단일 후보로 선정됐다.

진보 진영보다 단일화 일정이 지연됐고, 결과적으로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 진영에서는 3명이 출마했다. 이본수 전 인하대 총장이 득표율 27.31%(32만7천839표)로 약 5천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김영태 전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은 20.82%, 안경수 전 인천대 총장은 19.96%였다.

이에 앞서 2010년 교육감 선거에는 5명이 출마했다. 보수 후보들은 '분열'했고, 진보는 단일 후보를 내세웠다. 선거 결과 보수 쪽 나근형 전 교육감이 25.44%(25만9천888표)로 당선됐다. 2위(이청연 교육감) 후보와 3천551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1·2위 후보의 지역별 득표 결과 나근형 전 교육감은 이청연 교육감을 강화군에서 7천803표 앞서면서 승기를 잡았다.

나머지 최진성 전 강화교육장은 20.30%, 조병옥 전 인천시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16.59%, 권진수 전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은 12.56%를 기록했다. 2010년 선거에서도 '바른교육 인천시민연합'이 후보 단일화 작업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최근 교육감 선거에서 지역별 득표율을 보면 연수, 남동, 부평, 계양 등의 지역에서 진보 후보가 강세였고, 보수 후보는 중구, 남구, 강화군, 옹진군 등 구도심에서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의 인천지역 투표율은 53.7%였다. 대구(52.3%), 경기(53.3%)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전국 최하위 수준의 투표율이 지속해서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직선제 이후 '보수 vs 진보' 대결서 한번씩 번갈아 깃발
나근형, 첫 선거 '보수 분열' 불구 이청연 후보에 3551표차 신승
2014년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 이청연, 후보 단일화 통해 입성
인천 역대 투표율 '최하위권'… 3회 이후 지속적 증가세 '고무적'


한편 인천 지역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은 전국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인천의 지방선거 투표율은 1995년 1회 지방선거 때 62.0%를 기록한 이래 2회 43.2%(1998년), 3회 39.3%(2002년), 4회 44.2%(2006년)로 모두 최하위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6차례 지방선거에서 4번이나 꼴찌를 차지한 것이다.

2010년 5회 지방선거에선 50.9%로 최하위 자리를 대구에 넘겨주긴 했지만, 전국 평균 투표율 54.5%를 밑돌아 여전히 하위권에 속했다.

인천지역의 투표율이 지속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원인은 다양하게 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화 과정에서 투표율이 높은 농촌의 해체와 정치에 냉소적인 중간층 증가 ▲높은 수준의 유동성을 유발하는 서울과의 지리적 접근성 ▲인천 출신의 토박이 유권자층이 적은 반면 젊은 유권자 층이 많은 인구학적 특성 등을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투표율을 높이려면 "유입되는 인구가 많고 성장하는 인천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지역 정체성을 개발하고 이를 공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주목되는 건 지난 2002년 3회 지방선거 이후 투표율이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 때마다 진행되는 다양한 형태의 투표 참여 캠페인은 물론, 시민의 정치 참여 의식 수준 향상 등이 주된 요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투표 참여야말로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나타내는 참다운 국민의 모습"이라며 "내년 지방선거 때 인천지역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명호·이현준·김명래기자 boq79@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