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선례·기준 없어 경기수 미정
기념품 반환 문제도 '복잡한 셈법'
스낵코너 운영못해 자금부담 가중
코로나 대유행 우려속 '진퇴양난'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1·2 구단이 시즌권(연간회원권) 환불 문제를 놓고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등 진퇴양난에 처했다.
2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시즌권 보유자에 대한 보상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구매자가 시즌권 자체를 환불 요구하면 ▲개막 전·후 불문 상시 환불 ▲취소수수료 10%를 공제하면서 미사용 기념품은 반환하거나, 기념품 사용 시 동종상품 반환 등의 조치를 이뤄야 한다.
그러나 올해처럼 코로나19로 경기수 감소 및 무관중 경기 등에 따른 보상은 선례 또는 기준이 없어 고민이라는 게 연맹의 주장이다. 현시점에서 보상의 대상이 되는 경기 수를 확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단 연맹은 구단별로 팬들에게 지급할 보상 가액을 산정하는 지침을 전달했지만, 경인지역의 경우 인천 유나이티드를 제외하고 보상 방침을 정한 곳은 없다.
대체로 1부 리그팀(홈경기수 19경기)의 경우 시즌권 1매당 14만~40만원선으로 4천장 안팎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조사됐으며, 2부 리그팀(홈경기 18경기)에선 시즌권 1매당 6만원 상당으로 3천장을 배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기도 내 1부 리그팀의 경우 일부 시즌권을 구입한 팬들에게 운동화 등 기념품을 증정했는데, 상당수가 해당 기념품을 받아 사용한 것으로 보여 환불금을 어떻게 책정하는지를 놓고 큰 부담이다.
게다가 프로팀도 민간기업구단과 시민구단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홈 경기장 자체를 찾는 팬은 물론 이들에게 식음료를 판매해 온 스낵코너 역시 모두 운영되지 않고 있어 자금 운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민간·시민구단별로 환불 조치는 수익·손실과 관련한 부분이기 때문에 회계처리 과정이 예민한 데다가, 시민구단의 경우 구단 내 보고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해당 지자체와 시·도의회까지 보고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어려움이 뒤따른다.
이에 일부 구단 프론트는 ▲2021 시즌권 할인 ▲환불 금액 상당의 MD상품 제공 등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A구단 사무국장은 "민간구단은 시즌권 구매 시 기념품을 지급해 환불 조치 결정이 까다롭고, 시민구단은 지자체 보고 문제 외에도 구단주인 지자체장이 재난안전기금 마련을 위해 혈안이 돼 있는데 환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요구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B구단 관계자는 "당초 프로구단들은 늦어도 7월께 좌석수를 조정해 유관중 경기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최근 쿠팡 등 수도권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프로축구단, 생각만해도 무서운 '시즌권 환불 부메랑'
입력 2020-06-0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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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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