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가는 경인지역 전투현장 그 곳

[잊혀가는 경인지역 전투현장 그 곳·(1)가장 치열했던 전장 '수원']미군 오폭 휘말린 장안문… 2층 중층 누각 완전소실

6.25 특집 관련 수원비행장
1950년 6월 28일 수원비행장에서 미군 C-54 수송기가 북한군 전투기의 기총소사로 불타고 있다(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전쟁 당시 수원 모습 중 일부로 수원시가 24일 공개한 사진이다). /수원시 제공

'북한군 엄폐' 판단 성문 공격해
서남안문 등 문화유산 크게 훼손
가옥도 2천여호 파괴 피해 심각
피난민까지 몰려 농촌으로 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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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 당시 파괴됐던 문화유산 수원 '화성(華城)'

1950년대 수원에서 유행처럼 퍼진 말이 있었다.



"남문은 남아있고, 서문은 서 있는데, 북문은 부서지고, 동문은 도망갔네."

한국과 미국, 북한과 중국군이 수원을 가장 치열한 전쟁터로 삼으면서 도시가 파괴된 것을 비유한 말이다.

특히 수원을 상징하는 화성의 피해가 컸다. 화성 성벽의 곳곳이 총탄을 맞아 부서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수원 화성을 지키는 사대문의 하나인 장안문이 파괴된 것이다. 장안문은 미군의 폭격에 의해 2층 중층 누각이 완전히 소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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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문의 2층 중층 누각이 소실된 모습(수원 출신 곽재용 영화감독이 수십년간 수원의 옛모습을 모아 시에 기증한 사진들 중 일부 ). /수원시 제공

전쟁에서 성곽은 중요한 엄폐도구로 여겨진다. 북한군이 점령했다가 미군의 공격을 받아 철수하는 과정에서 미군은 북한군이 장안문에 엄폐해 있다고 판단, 오인 폭격을 했다.

이때 장안문과 함께 창룡문도 누각이 모두 파괴돼 성문의 반쪽만 남았다. 이밖에도 수원화성은 서남암문의 홍예와 여장이 부서지고 동북노대가 무너지는 고통을 겪었다.

■ 고향이 파괴된 수원사람, 고향을 잃은 피난민

한국전쟁의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담당했던 수원은 인명피해도 컸다. 1951년 9월 1일 통계에 따르면 수원시 인명피해는 사망자만 480명, 납치자가 40명, 부상자는 55명이다. 행방불명돼 소식을 알 수 없는 이도 289명에 달했다.

재산 피해도 상당했다. 전쟁 전 6천671호였던 가옥이 1천37호가 전소됐고 1천184호가 반소돼 가옥 피해액만 2천182억2천190만환이다. 경인지역에선 인천 다음으로 피해가 컸다.

수원역을 끼고 있는 수원은 수많은 피난민들이 모여들었다. 1953년 1월 수원에는 7만명 이상의 피난민이 집결돼 있었고 1일 평균 30명 이상 북한에서 피난민이 이주하고 있었다. 방화수류정을 중심으로 피난민들이 움막을 짓고 피난민촌을 만들며 살았다. 이들 피난민은 이후 세류동, 연무동 등으로 퍼지며 피난민촌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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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내에 방치된 탱크들(수원 출신 곽재용 영화감독이 수십년간 수원의 옛모습을 모아 시에 기증한 사진들 중 일부 ). /수원시 제공

밀려드는 피난민에 구호품도 부족현상을 겪었다. 이 때문에 경기도는 피난민을 정착시키기 위해 수원 농촌지역으로 이들을 분산 배치하기도 했다.

또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전쟁고아들이 많아 1952년 유엔군으로 참전한 터키군이 수원시 서둔동에 '앙카라학원'이란 고아원을 세워 운영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후엔 터키 잔류부대가 1966년까지 고아원을 운영했고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엔 한국인에게 양도됐다고 전해진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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