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역 관광의 미래

[경인지역 관광의 미래] 숫자로 보는 관광산업의 현주소

오래 머무는 제주·강원… 스치듯 지나가는 경기·인천


경기와 인천의 관광 자원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그 가치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자세히 봐야 보인다. 그만큼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하다.

관광객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위기에 더 취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경기·인천의 관광산업은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전후 경기·인천 지역의 여행·관광을 숫자로 살펴봤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하는 국민여행조사보고서와 외래관광객조사보고서를 참고했다.  

2019년 외래관광객 방문 경기 14.9%·인천 8.0%
'서울 찾는 외국인 타깃' 셔틀버스 효과 미비
코로나19로 이동 제약… 절망적 수준으로 급감
경기·인천의 공통된 고민이자 최우선 과제는 외래관광객(외국인) 유치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개년 치 외국인 관광객 방문현황을 보면 경기·인천은 서울에 비해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선택을 받는 곳 역시 서울 쏠림 현상이 극심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전국을 찾은 외래관광객 1천750만2천756명(추정치) 중 1천337만2천106명(76.4%)이 서울을 찾았고,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260만7천911명(14.9%), 140만220명(8.0%)에 불과했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이 경기·인천을 들르도록 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외국인 전용 셔틀버스인 '이지투어'를 운영했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코로나19는 여행의 행태를 180도 바꿨다. 자유롭게 입·출국을 하며 새로운 문화권을 체험하던 일상에 제약이 생겼다. 코로나19로 사실상 하늘길이 막히면서 인천국제공항이 텅 비었다. 국내 전세버스 업계도 코로나19로 단체 여행이 급감하면서 매월 1대당 500만원에 달하는 차량 할부 금액만 오롯이 손실로 남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장. /경인일보 DB

코로나19로 이동에 제약이 생기자 외래관광객이 급감했다. 전체 외래관광객은 전년보다 84% 감소한 251만9천118명으로 줄었다. 서울은 118만9천24명(47.2%), 경기 64만7천413명(25.7%), 인천 29만9천775명(11.9%)으로 절망적인 수준이었다.

내국인의 여행 횟수는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지만 경기·인천의 경우 고질적인 약점이 있다. 숙박 여행보다 당일 여행에 그친다는 점이다. 
내국인 여행 횟수는 줄지 않았지만 '당일' 그쳐
지난해 체류 관광 비율 강원 지역 65.5% 압도적
수도권에 인구가 밀집해 있어 주거지와 여행지의 이동 거리가 짧아 당일 여행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지만 관광객이 체류(숙박)하면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경유하면서 미치는 영향에는 큰 차이가 있어 지자체 담당자들의 고심이 깊다.

항공기나 선박을 이용해 이동해야 하는 제주도는 특수하다고 하더라도 강원도는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뭍이다. 내국인의 경기·인천과 강원 지역 체류·경유 관광 비율을 비교해보면 강원 지역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숙박 여행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체류 관광 비율이 떨어졌지만 강원 지역은 65.48%(2천236만2천회 중 1천464만3천회)로 월등했고, 경기·인천은 각각 19.97%(4천549만6천회 중 908만5천회), 21.58%(9천47만1천회 중 2천4만4천회)로 훨씬 낮은 비율에 머물렀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그나마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았던 경기 지역의 주요 관광지는 용인 에버랜드(275만4천555명)와 파주 마장호수(178만4천161명), 양평 두물머리(174만8천814명), 과천 서울대공원(121만6천510명), 파주 임진각관광지(121만3천929명) 등이다.

인천의 경우 강화나들길(77만명), 남동구 소래철교(70만1천425명), 옹진군 북도면(38만9천474명), 강화전적지 5개소(17만3천647명), 마니산(16만1천371명) 등이 입장객 수가 많이 집계된 곳으로 꼽혔다.

산업 전반이 침체되면서 관광 업계의 매출액은 급감했지만 업체 수는 그리 줄지 않았다. 전체 관광사업체는 2019년 3만7천243곳에서 지난해 3만6천935곳으로 308곳이 폐업 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인천의 관광사업체는 오히려 각각 5천77곳에서 5천137곳, 1천238곳에서 1천265곳으로 늘었다. 
업체수 경기 5137·인천 1265곳 소폭 늘었지만
산업 전반 침체속 '버티기'는 한계 상황 직면

사업체 수 집계로는 업체들이 '버티기'를 잘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 업체들의 상황은 폐업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경기남부권에서 상위권 영업이익을 올리던 G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여행 상품을 전혀 판매하지 못하면서 매출이 거짓말 아니라 0원"이라며 "전세버스 사업으로 겨우겨우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금처럼 국내·외 여행이 계속 묶이면 언제까지 버틸지 장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G사는 하나투어의 상품을 대리 판매하는 전판점인데, 국외 여행 상품을 코로나19 이후 단 한 건도 판매하지 못했고, 국내 단체여행 역시 뚝 끊기면서 매출이 27억원대에서 16억원대로 거의 반 토막 났다. 

"국외 여행상품 매출 0원 전세버스로 겨우 영업"
경영위기업종 포함됐지만 정부지원 손질 필요
업계에서는 당장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여행사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방역 대책에 따라 영업을 하지 못하는 업종은 생계 지원이라도 되지만 어쩔 수 없이 영업을 하지 못하는 여행 업계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이다.

전세버스 차고지 '차량 계류'
코로나19는 여행의 행태를 180도 바꿨다. 자유롭게 입·출국을 하며 새로운 문화권을 체험하던 일상에 제약이 생겼다. 코로나19로 사실상 하늘길이 막히면서 인천국제공항이 텅 비었다. 국내 전세버스 업계도 코로나19로 단체 여행이 급감하면서 매월 1대당 500만원에 달하는 차량 할부 금액만 오롯이 손실로 남고 있다. 사진은 화성시의 한 전세버스 차고지. /경인일보 DB

최근 경영위기업종에 관광 관련 업종이 포함되면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긴 하나, 업체들은 부족함을 호소한다.

관광진흥개발기금 대출 제도의 상환 기간을 현행 2년 거치 3년 원리금 상환에서 3년 거치 7년 분할상환으로 대폭 늘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관광 업력이 있는 업체가 고사하지 않도록 제도 손질이 절실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장태영 경기관광협회 사무국장은 "경기도에서 전국 광역 지자체 최초로 업계 임대료 지원을 해주면서 지역 여행사들이 숨통을 틔웠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었다"며 "코로나19 종식을 기다리며 버티고 있는 지역 여행 업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 사무국장은 이어 "관광업계는 서비스의 영역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과 훈련을 받지 않으면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명맥이 끊기면 다시 회복할 때까지 곱절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국외 여행의 경우에도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회복까지 보다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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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 김대현차장, 손성배, 배재흥기자
사진 : 조재현, 김금보기자
편집 : 김동철차장, 장주석기자
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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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배재흥·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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