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예새 오픈한 서주선 화가2
인천문화예술회관 인근에 '갤러리 예새'를 오픈한 서주선 작가는 "언제든지 누구나 마음 편히 작품을 감상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2023.7.4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아이들도 좋아하는 3D 렌티큘러 작품, 마음껏 구경하세요."

인천 구월동 인천문화예술회관 인근에 '갤러리 예새'(인천시 남동구 문화로 97)가 문을 열었다. 이곳에 오면 그림이 보는 각도에 따라 변하는 3D 렌티큘러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를 만든 이는 한국화를 그리고 글도 쓰는 서주선 작가다. 서 작가는 "2021년부터 '렌티아트' 작업을 해오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실제 작품을 오래도록 편하게 감상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지 못한 점이 늘 아쉬웠다"면서 "'갤러리 예새'에서 언제든지 누구나 마음 편히 작품을 감상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 작가는 인천미술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으로 활동 중인 인천의 중견 작가다. 갤러리 이름 '예새'는 흙으로 도자기를 만들 때 모양을 매끈하게 다듬는 나무칼을 뜻하는데, 서 작가는 옛것과 새것을 뜻하는 말로 쓴다. 자신의 별호(別號)이기도 하다.

다람쥐·호랑이 등 극단적인 두소재
레이어 4개 쌓고 한화면에 보이도록
타지역 작가에도 언제든 공간 개방

'렌티아트'란 이름은 서 작가가 만들어 2021년부터 쓰고 있는 장르명이다. 그는 보는 방향에 따라 그림이 바뀌는 렌티큘러를 소재로 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데 한국화 분야에서는 그가 거의 최초나 다름없다고 한다. 이런 시도는 화단에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고 그는 자신의 작업을 그때부터 '렌티아트'라고 부르고 있다.

서 작가의 렌티아트 작품은 4개의 '레이어'(층)를 갖고 있다고 한다. 주로 극단적인 두 가지 소재를 한 화면에 보여준다. 예를 들면 매우 연약한 다람쥐란 동물과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호랑이를 결합하거나 청빈의 상징인 '매화'와 부귀를 상징하는 '목단'을 합치는 식이다.

모든 예술작품이 그렇듯 렌티아트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감상자가 반드시 작품이 걸린 현장에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 화면이나 컴퓨터 모니터 등으로는 작품의 변화를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짧으면 1주일, 길어야 한 달여 남짓인 갤러리 전시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선보이기에는 제약이 많다. '갤러리 예새'는 이런 서 작가의 아쉬움을 해결할 수 있는 렌티아트 상설전시장인 셈이다. 전시 공간이 필요한 다른 지역 작가에게도 언제든 개방할 예정이다.

서 작가는 "창작자와 관객,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차 한 잔 나누는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면 좋겠다. 또 많은 시민이 찾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