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체(怪體?)의 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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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팀에 교체 투입된 MF 괴체(Gotze)가 브라질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 연장 후반 8분에 터뜨린 한 방의 골 값은 자그마치 1천만달러(약 110억원)였다. 우승 상금 3천500만달러(약 385억원)와 준우승 2천500만달러(약 275억원)는 1천만달러 차이기 때문이다. '괴체(怪體?)'→괴물의 발짓 한 방 값은 그토록 어마어마했다. 3위(네덜란드)와 4위(브라질) 상금도 각각 2천200만달러와 2천만달러로 남아공 때보다 40%나 올랐고 결승전 입장권도 5천~2만달러(약 2천100만원)였다. 한 마디로 미쳤고 돈 열풍, 돈 광풍(狂風) 월드컵이었다. 그래서 중국 언론은 이번 월드컵을 '돈 캐는(掘金) 월드컵'이라고 했다. 1승도 못 거둔 홍명보호를 비롯해 조별 리그 팀만도 100억씩 챙겼다. 게다가 각국 TV가 한 달 간 쏘아댄 광고비는 상상을 초월하고 13억4천만 중국인의 스코어 맞히기 도박비도 무려 3조원이었다.

이번 월드컵의 최대 이변은 뭐니 뭐니 해도 삼바 축구, 다섯 번이나 우승한 축구 왕국 브라질의 몰락이었다.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1대7로 깨지자 브라질 신문 '글로보(Globo)'는 '역사적 대패', '포랴 데 상 파울루'는 '역사적 굴욕'이라고 했다. BBC는 '전차 바퀴가 완전히 빠졌다'고 말했고. 그런데 3, 4위전에서도 풍차 축구 네덜란드에 0대3으로 져 더욱 망가지자 더 이상의 한탄 수사(修辭)를 잃었다. 그렇다면 한국식 수사 '참사(慘事)'가 어땠을까? 에이스 네이마르(neymar)의 부러진 척추부터가 참사 아닌가? 빼어난 전사 하나의 전쟁터 빈 자리가 그토록 컸던 것이다. 네이마르 그가 가장 부러워할 적병(敵兵)은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된 우승 골 주인공 괴체일 것이다. 골든 볼은 아르헨티나의 메시가, 득점왕은 6골의 로드리게스(콜롬비아)가 차지했다.

'독일병정' '전차군단' 독일의 네 번째 우승을 가리켜 중국 언론은 '게르만(日耳曼:르얼만) 전차 부흥로(路)'라고 했다. 또한 이번 월드컵은 '교황의 결승전'이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베네딕트 전 교황은 독일인 아닌가. 이번 월드컵에서도 숱한 축구 스타가 섬요(閃燿)―반짝이고 빛났고 중국식 표현으로는 '完美落幕'―멋진 피날레였다. 이래저래 부러울 뿐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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