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이 말하는 공무원┃김미진 외 20명, 부키 펴냄, 303쪽, 1만3천원.


오전 10시 문짝을 박차는 소리와 함께 오늘의 첫 민원인이 들이닥친다. 구청 사무실 안으로 발 두쪽이 다 들어오기도 전에 민원인은 우렁찬 목소리로 용건을 전한다. "이거 누가 단속했어! 이거 단속한 사람 나와!!!' 민원인 손에서는 주차 위반 스티커가 구겨진 채 흔들리고 있다.

서울 시내 어느 구청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담당공무원은 조용히 심호흡을 하고 그를 응대하러 나선다.

공무원 '장주현'씨는 서울의 한 구청에 근무하고 있다. 단속과 홍보 등의 업무를 거쳐 현재는 저임금 근로자의 안정적 삶을 위한 생활 임금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공무원 조직의 최일선에서, 국민들과의 접점에서 일하는 공무원의 삶을 담담히 소개했다.

이 책에서는 구청을 비롯해 중앙부처 공무원과 공정거래위원회, 국가기술표준원 등 전문적인 분야의 공무원, 그리고 새내기 공무원까지 21명의 저자가 드넓은 공무원의 세계를 두루 설명한다.

'공무원' 하면 바로 떠오르는 연관단어가 '철밥통'이다. 줄줄이 '연금'과 '칼퇴', '안정성'이 뒤따른다. 그래서 구직자들 사이에서 부동의 선호직업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고 이 책은 말한다.

공무원의 삶은 이른 아침부터 이어지는 회의와 보고서 제출, 정책개발, 국회와의 업무 조율 등으로 공무원의 하루는 숨 쉴 틈 없이 바쁘다.

사실과는 달리 바쁘고 힘들다고 투정하는 책은 물론 아니다. 공무원으로서의 보람과 자부심, 공무원으로 사는 노하우도 듬뿍 담겨 있다.

/유은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