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10월말까지 기획전시실

현대까지 이어진 추사의 예술정신

추사 이은 근현대 대가들 작품 ‘눈길’

서화가 이한복이 추사의 작품을 임모(옮겨 씀)한 작품으로 유명한 ‘계산무진’. 추사박물관 소장. /추사박물관 제공
서화가 이한복이 추사의 작품을 임모(옮겨 씀)한 작품으로 유명한 ‘계산무진’. 추사박물관 소장. /추사박물관 제공

당대는 물론 현대까지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추사(秋史) 김정희의 작품과 그의 예술정신을 잇는 제자 및 후대의 예술가들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과천 추사박물관이 오는 10일부터 선보이는 기획전 ‘추사를 품다’는 당대 최고의 서예가이자 실학자·문인으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추사의 예술혼과 현대에 까지 이어지고 있는 영향을 살펴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특히 이번 기획전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 및 제주추사관과 함께 준비하는 ‘추사 연합전’의 일환으로, 각 박물관은 물론 외부 박물관 및 개인 소장자들이 간직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뜻깊다.

추사박물관은 이번 기획전을 총 3부로 구성했다.

추사 김정희가 말년에 친구 권돈인에게 보낸 편지. ‘벼루 열개를 갈아 구멍을 내고, 천 자루의 붓을 닳게 했다’는 글귀로 글씨에 대한 추사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개인 소장. /추사박물관 제공
추사 김정희가 말년에 친구 권돈인에게 보낸 편지. ‘벼루 열개를 갈아 구멍을 내고, 천 자루의 붓을 닳게 했다’는 글귀로 글씨에 대한 추사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개인 소장. /추사박물관 제공

제1부 ‘추사와 그 제자’에서는 제목 그대로 추사와 그의 제자들이 남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추사의 작품으로는 ‘벼루 열 개, 붓 천 자루를 닳게 했다’는 문장으로 유명한 권돈인에게 보낸 서찰, 추사고택 인근 예산 화암사 뒤 암벽에 새겨진 암각문 ‘시경(詩境)’ 등이 소개된다. 아울러 추사의 제자이자 당대의 문인화가로 이름을 떨친 소치 허련의 8폭 산수병풍과 매화소운 대련 등 작품들과 우봉 조희룡의 묵란도, 묵죽도 등도 만날 수 있다.

제2부 ‘추사를 사숙하다’는 당대를 넘어 19세기말~20세기로 이어진 추사 예술의 후예들 작품이 소개된다. 이한복, 손재형, 서병오, 김무삼, 강벽원, 유희강, 하동주 등 추사를 사숙(私淑)한 후학들이 추사의 예술혼을 어떻게 탐구하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통해 이어갔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성균관대박물관이 소장한 검여 유희강의 ‘완당정게’ ‘시경’, 서화가 이한복이 추사의 작품을 옮겨 쓴 ‘계산무진’ 등은 주목 할만한 작품들이다.

인장작가 이관우의 작품 ‘불이선란’. 개인 소장. /추사박물관 제공
인장작가 이관우의 작품 ‘불이선란’. 개인 소장. /추사박물관 제공

제3부 ‘현대 작가가 본 추사’에서는 현대의 작가들이 추사와 어떻게 인연을 맺어가고, 새로운 창작의 길을 걷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추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선보이고 있는 인장 작가 이관우의 ‘과지초당’ ‘불이선란’을 비롯해 서예문인화가 여인숙, 매화작가 이동원 등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추사박물관 허홍범 학예사는 “실학박물관 및 제주추사관과 함께 협업으로 추진된 이번 연합전은 각 박물관별로 특성에 맞는 기획전으로 마련된다”면서 “과천 전시를 통해 추사가 이룩한 추사체와 예술정신이 우리에게 어떻게 이어지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고민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전시는 10월말까지 이어지며, 개막식은 6월 14일 오후 3시에 부대행사와 함께 개최된다. 6월 21일에는 이관우·여인숙 작가와 함께 하는 ‘작가 토크콘서트’도 진행되며, 전시기간 중 학술강연회도 개최 예정이다.

과천/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