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들, 영동고속도로 이천 ‘덕평휴게소’ 진출
낙원떡집·신포순대·전동집 ‘간판’
지난 연휴에 3곳서 7천만원 매출
‘지역 장사 한계’ 브랜드화 전략

지난 7일 오전 경기도 이천 덕평자연휴게소. 영동고속도로 상·하행선에 걸쳐 있는 이곳은 전국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휴게소로 꼽힌다.
수백 개 점포가 입점해 있는데, 인천에서만 보던 낯익은 간판을 건 가게 3곳이 눈에 들어왔다. ‘전동집’, ‘낙원떡집’, ‘신포순대’ 등 수십 년간 인천에서 대를 이어 영업해온 대표 맛집이 덕평휴게소에 매장을 낸 것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쉽게 맛보기 어려운 직접 만든 떡이나 코다리조림, 전, 모듬순대 등을 판매하고 있어 고객 만족도가 아주 높다는 게 덕평자연휴게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어린이날이 낀 황금연휴 기간 전동집·낙원떡집·신포순대 3개 매장은 7천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전동집·낙원떡집·신포순대는 인천지역에서 30년 넘게 영업해온 가게들로,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백년가게’로 공식 인증받은 지역 맛집들이다. 백년가게는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한 가게로, 중소벤처기업부의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쳐 공식 인증받는다.

지역 맛집들이 고속도로 휴게소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전국 맛집으로 도약하기 위한 차원이다.
전동집 이광호(60) 대표는 “코로나19 시기 매출이 크게 떨어지면서 그동안 해오던 방식대로만 장사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전에 있는 유명한 빵집인 성심당처럼 동네 장사에서 벗어나 전동집을 전국에서 찾아오는 브랜드로 키우려면 다른 방식이 필요할 것 같아 고속도로 휴게소에 매장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인천지역 맛집이 덕평휴게소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이곳 운영권을 가진 업체인 아워홈의 도움이 컸다.
올해 초부터 덕평자연휴게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아워홈은 휴게소 식음료 매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 맛집을 입점할 계획을 세우고, 인천지역 백년가게와 협의를 시작했다. 특히 낙원떡집은 전국 휴게소 중 처음으로 완제품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만든 떡을 판매할 수 있도록 아워홈이 지원했다고 한다.
낙원떡집 김두용(40) 대표는 “현장에서 직접 만든 떡을 휴게소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 된 것 같다”며 “휴게소에서 떡을 맛본 사람들이 매장에 직접 전화해 택배 배송 여부를 문의하는 경우도 많아 긍정적 효과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동집·낙원떡집·신포순대의 목표는 휴게소에 매장을 운영하면서 쌓아올린 가게의 인지도를 마케팅에 활용해 브랜드화 하는 것이다.
신포순대 서인성(55) 대표는 “지역에서 장사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밀키트 등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에 매장을 찾아주던 고객뿐 아니라 휴게소를 통해 신포순대를 알게 된 사람들도 밀키트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판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