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관, 왜 인천인가·1] 인천은 한국문학의 산실

문학은 늘 인천을 다녀갔다
개항장·일제강점기·한국전쟁 등
다양한 사람 이야기 쏟아진 탓
김소월·김기림 등 여러작품 남겨
통일문학·국제교류 최적의 입지
"삶의 결핍과 절실함 있는 도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지만 인천은 문학의 도시다. 인천은 우리나라 전국 어느 도시보다도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왔다. 근대 이후만 놓고 보더라도 인천은 서구 문물이 유입된 개항장이었으며, 일제강점기 대표적 신흥도시였다.

해방공간에서는 좌우 이념대립이 가장 첨예한 곳이었으며, 한국전쟁 후 역시 돈벌이를 위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지금껏 북적대는 공업화의 상징 도시다.



가진 자와 가지려는 자가 끊임없이 부딪치는 공간이었다. 그런 아귀다툼 속에서 인천은 쉬지 않고 이야기를 생산해 왔다. 문학의 힘이 곧 이야기의 힘이라면, 인천보다 더 문학적 힘이 강한 도시는 없을 것이다.

김소월·김기림·이태준 등 한국 근대문학의 보석 같은 존재들이 인천을 배경으로 여러 작품을 남긴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인천이 문학적으로 외면할 수 없는 도시였기 때문이다. 장르의 다양성에서도 인천은 맨 앞자리에 있다. 신소설이 그랬듯이 해양문학·노동문학·분단문학도 인천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흑인 병사들이 포함된 미군의 최초 상륙지역인, 그리하여 미군부대 주둔의 시작점인 인천에서는 '흑인시'라는 낯선 장르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 '흑인시'는 인천에서 다시 싹이 트기를 70년 기다려 왔다. 새로 생길 한국문학관이 바로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문학의 모든 토대가 인천에 마련되어 있다면, 인천은 이로써 미래 한국문학의 날갯짓을 준비하는 곳이다. 바로 '통일문학'이다.

남북분단의 현실을 목도할 수 있는 곳이자 이북 실향민의 집합처인 인천에서 통일의 문학은 가장 설득력 있는 울림을 줄 수 있을 터이다. 한국문학의 국제적 교류 문제도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에서 힘을 받을 수 있다.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문학적 자양분을 내뿜어 온 인천은 그 자체로 한국문학의 산실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한국문학관이 인천에 들어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한국근대문학관 이현식 관장은 "인천에 모인 사람들은 권력자나 부자보다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삶의 결핍과 절실함이 있는 도시였다"며 "여기서 나온 인천의 문학은 한국문학의 자양분이자 한국문학을 더욱 풍성하게 해왔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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