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교육부의 일방적 대학 공학계열 증원정책 바람직한가

문철수

발행일 2016-06-01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대학들 파격지원에 구조조정
무리한 사업 구성원간 '잡음'
선정탈락 불구 학사개편 강행도
고3 수험생·학부모 혼란 불가피
5~10년후 불확실한 취업률과
연계시키는 발상 이해 못해


2016053101002098900110991
문철수 한신대 교수
최근 교육부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프라임 사업에 전국 4년제 대학 21개교가 선정됐다. 프라임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 청년 실업률 증가, 산업 분야별 인력 미스매치 등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이 정원 조정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 역량 강화를 유도하는 사업이다. 2018년까지 6천억원을 투입해 단군 이래 최대 대학지원 사업이라 불리는 프라임 사업에 재정적 지원을 기대한 전국 4년제 대학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75개교가 신청해 21개교만이 선정된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21개 대학에서는 무려 5천351명이 이른바 '산업 수요'에 맞춰 대이동을 하게 된다. 이는 해당 대학 전체 입학정원 4만8천805명의 11%에 달하는 규모인데, 인문사회계열 2천500명, 자연과학계열 1천150명, 예체능계열 779명이 줄고 공학계열이 4천429명 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이번 사업에 탈락한 대학들도 이미 내년도 입시안을 프라임 사업에 맞춰 조정해 놓았기에 실제 정원이동 규모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원을 이동시키고 그 과정에서 구성원의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진 대학에 재정적 도움을 주겠다고 했지만, 3년간 50억∼150억원의 파격적인 지원·약속에 매력을 느낀 대학들은 충분한 학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음에도 구조 조정에 나서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프라임 사업 선정결과 발표 이후, 선정된 학교들도 대체로 학과 통·폐합으로 인해 학생과 교수들이 모두 반발하고, 무리한 사업 준비로 새롭게 생겨난 전공 분야의 신입생 선발 및 커리큘럼 운영 등 사업 준비 과정에서의 문제가 노출되어 구성원 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사업 선정에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대 정원을 늘리는 학사 개편을 강행해 학내 갈등이 증폭되는 대학들도 적지 않다고 하는 등 프라임 사업 초기 단계부터 대학들은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오히려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대학이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라 하니 교육부가 단기간 성과에만 치중해 무리한 정책 추진을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외에도 당장 2017년 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변경된 대입 전형에 미리 대비하도록 하기 위해 교육부는 3년 사전 예고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번 프라임 사업으로 대입 수능시험 6개월을 앞두고 갑자기 인문사회, 예술 분야의 정원이 대폭 감축됨으로써 3년 예고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를 가져 왔다.

물론 학령인구가 급속히 감소되는 상황 속에서 대학 구조 조정은 필요하다고 보지만 미래를 지향하는 대학교육의 개혁은 매우 신중하게 진행해야 할 과제이므로 보다 폭 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이 흔들려 장기적으로 기초 학문분야가 황폐해지고 학문간 균형 발전이 깨진다면 대학과 산업 분야 모두 함께 경쟁력을 잃고 말 것이다. 그 동안 교육부가 대학 개혁에 있어 재정 지원이라는 당근을 앞 세워 대학들을 압박해 진정한 교육을 도외시한 근시안적 정책만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프라임 사업이 실시된 이후 처음으로 입학하게 되는 2017학년도 신입생이 최초로 배출되는 시기는 2021년이다. 교육부는 5년 뒤 일자리 시장을 내다보고 작년 12월 말경 프라임 사업 기본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안다. 교육부는 프라임 사업이 성공해 2021년부터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가 배출돼 인력 미스매치 해소와 청년실업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는 홍보를 하고 있다. 또한 선정된 대학들이 제시한 프라임 분야로 육성할 학과·전공의 핵심 지표를 바탕으로 취업률을 현재 대비 2018년까지 평균 약 3.1%p, 2023년까지 평균 약 7.7%p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과연 이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 많은 분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학 교육의 방향을 당장 5년 뒤, 10년 뒤 불확실한 취업률 향상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교육부 발상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교육부와 대학 모두 미래의 사회와 교육을 위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문철수 한신대 교수

문철수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