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추첨 경쟁… 당첨은 ‘하늘의 별따기’

인구수 1위 특례시에 ‘공공캠핑장’ 한 곳 뿐

시 관계자 “카라반 등 시설확충 계속 개선”

2일 오후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조모(44)씨 가족의 모습. 2025.5.2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2일 오후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조모(44)씨 가족의 모습. 2025.5.2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매달 추첨에 응모했는데 이번에 3개월 만에 처음 당첨됐어요. 민간 캠핑장은 가격이 비싸 부담스러운데, 여기는 다자녀 할인도 되고 주차도 편해서 좋아요.”

어린이날 연휴를 앞둔 2일 오후 3시께, 수원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은 이미 만석이었다. 텐트 옆에서는 고기를 굽는 부부, 자전거를 타며 노는 아이들, 카라반 앞 탁상에 둘러앉아 과일을 나눠 먹는 노부부 등으로 활기가 넘쳤다.

조모(44)씨 가족은 텐트 옆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조씨의 아들 연우(8)군은 “학원 안 가고 가족이랑 캠핑장에서 놀 수 있어 좋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날 현장에는 3대가 함께 온 가족도 눈에 띄었다. 팔달구에서 온 이모(30대)씨는 “처음 응모했는데 운 좋게 카라반에 당첨돼 시부모님과 같이 오게 됐다”며 “호수공원도 있고 주변 상가도 가까워 도심 캠핑의 장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수원 다른 지역에도 이런 캠핑장이 더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 내 늘어선 카라반 모습. 주말과 연휴에는 추첨 경쟁률이 치열한 인기 구역이다. 2025.5.2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수원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 내 늘어선 카라반 모습. 주말과 연휴에는 추첨 경쟁률이 치열한 인기 구역이다. 2025.5.2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을 찾은 팔달구 이모(30대)씨 가족. 3대가 함께 캠핑을 즐기며 연휴를 보내고 있다. 2025.5.2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을 찾은 팔달구 이모(30대)씨 가족. 3대가 함께 캠핑을 즐기며 연휴를 보내고 있다. 2025.5.2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현장 이용객들은 저렴한 요금과 접근성 덕분에 만족감을 보이면서도 추첨 경쟁의 어려움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또 다른 이모(40대)씨는 “민간 캠핑장은 1박에 10만원 정도인데 여기는 2만5천원이라 엄청 저렴하다”며 “사설보다 시설은 조금 부족하지만 그래도 교통과 위치가 좋고, 가격이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2024년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 추첨 현황(지난해 7월 23일부터 10월까지는 공사 작업 등으로 인해 미운영) /수원도시공사제공
2024년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 추첨 현황(지난해 7월 23일부터 10월까지는 공사 작업 등으로 인해 미운영) /수원도시공사제공

인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수원도시공사가 이날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경쟁률은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1월 카라반 경쟁률은 3.8대 1, 3월 6.8대 1, 5월 4.5대 1, 7월에는 8.7대 1까지 치솟았다. 오토캠핑 잔디블럭은 1월 2.5대 1에서 5월 7.7대 1, 7월 9.4대 1로 높아졌고, 나무데크 구역도 1월 1.1대 1에서 5월 4.5대 1, 7월 4.9대 1로 올랐다.

광교 가족캠핑장은 지난 2014년 개장 후 2023년 리모델링을 거쳤으며, 오토캠핑 26면·카라반 14면 규모로 운영된다. 요금은 오토캠핑 주말 2만5천원·평일 2만원, 카라반 주말 16만원·평일 12만원 등으로 민간 캠핑장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다. 예약은 매달 1~15일은 추첨, 17일부터는 선착순 접수로 진행된다.

현장 이용객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높은 만족감 뒤에는 공공 캠핑장 공급 부족에 대한 아쉬움이 깔려 있었다. 도내 인구수 1위 특례시인 수원에 공공 캠핑장이 한 곳뿐이다 보니 수요 집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내 공공 캠핑장 지도. /경기도청
경기도 내 공공 캠핑장 지도. /경기도청

경기도 내 다른 공공 캠핑장은 양평, 가평, 연천, 여주 등 외곽 지역에 주로 분포해 있어 도심에서 접근하기 좋은 곳은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서수원 등 관내 다른 지역에도 공공 캠핑장이 마련되길 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인기가 많아 예약이 어려운 점을 인지해 지난해 카라반을 7대에서 14대로 늘리는 등 시설 확충을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과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