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갑 맞아 '1975, 귀향' 사진전시회
감수성 풍부한 시절 이야기 묻어나
"최고의 작품이요? 내가 먼저 나를 감동하게 해야 합니다!"
인천 출신 사진작가 최광호(60)의 전시 '1975, 귀향'이 인천 선광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최광호 사진작가는 "요즘 예술가들은 남의 눈치를 많이 본다. 하지만 예술은 내가 나를 스스로 기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며 "최고의 사진 작품은 내가 먼저 나를 감동시키는 그것"이라고 말했다.
1946년 강릉에서 태어난 최 작가는 지금은 평창의 한 폐교를 빌려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 인천은 고향이나 다름없다. 그는 인천을 '사진의 고향'이라고 했다.
그는 옹진군의 무의촌 의사로 일하는 아버님을 따라 인천으로 이사했고, 고입 재수를 중도 포기하고 선인고에 입학했다. 동네 'DP점(소규모 현상·인화점)'을 들락거리다 사진의 매력을 알게 됐고, 결국 2학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과 함께 놀겠다고 마음먹고 '독수리 사진반'을 만들었다.
그렇게 인천은 그에게 '사진의 고향'이 됐고, 자신의 환갑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의 제목에도 '1975, 귀향'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됐다.
"거창한 이유는 없어요. 환갑을 멋있게 보내려고 한 전시입니다. 나이 60이 되면 꼭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었어요. 인천에서 전시 한번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죠."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그가 고교생 시절 찍은 인천의 풍경들이 담겨있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40여 년 전 자신이 찍은 사진을 고르며 감탄했다고 한다.
"참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였죠. 마냥 좋은 시절을 인천에서 다 보낸 것 같습니다. 정확한 노출과 안정된 구도로 잘 찍은 사진과 감수성이 풍부한 시절 감정과 이야기가 담긴 사진은 분명 달라요."
그는 여태껏 사진을 하며 후회해 본 기억이 없다. 행복하기 위해 사진을 했고, 사진을 했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았다. 누가 뭐래도 사진은 그의 전부라고 했다. 사진을 시작하고 50년 가까이 됐지만, 그는 아직도 재미가 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사진을 즐기고 싶다.
그는 "요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참 많지만 모두 잘 찍으려고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잘 찍는 것보다는 사진에서 즐거움을 찾고, 그저 사진으로 재밌게 놀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