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의정부·차하얼 공공외교 포럼' 한팡밍 차하얼학회 주석

안중근 평화정신 계승 '중국인' 비정치 외교를 말하다

최재훈·정재훈 기자

발행일 2016-12-16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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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팡밍주석
중국 차하얼학회 한팡밍 주석이 공공외교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학시절 '장학금' 계기 다양한 한·중 문화사업 앞장
동상 설립추진으로 의정부와 본격적인 교류 시작
중국 국제관계 형성 '싱크탱크' 차하얼학회 수장
경기도내 지자체와 중국 민간단체간 공공외교 방향 제시

양국 민중이 함께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항거한 사실은 좋은 본보기
의정부의 '동북아 평화 거점 역할' 협조… 관광객 유치 아낌없이 지원
생태·환경도시 수원과 협약… 베이징·장자커우 등과 교류 역량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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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핵 문제와 '사드(THAAD)' 배치 등을 놓고 한·중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분위기에서도 의정부시를 비롯해 경기도 지자체들은 민간차원 외교 활성화로 정부의 대 중국 외교 악조건을 극복하고 있다. 이들은 학술, 문화, 예술 등 비정치 분야에서 민간외교 이른바 '공공외교'를 통해 대 중국 교류의 끈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지자체의 공공외교는 최근 한·중 관계와 같이 국가 간 복잡한 정치적 갈등 상황 속에서 새로운 외교채널 역할을 한다. 의정부시는 지난 13일 신한대학교와 공동으로 '제2회 의정부·차하얼 공공외교 평화포럼'을 열어 중국 내 민간외교 관계자들을 초청했다.

경인일보는 이날 포럼 참석차 방한한 한팡밍(韓方明·Han Fangmig·50)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협의회 외사위원회 부주임(차관급)을 만나 경기도 지자체와 중국 민간단체 간 공공외교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한 부주임은 차하얼학회 주석(회장) 자격으로 포럼에서 안중근 의사의 평화 정신을 강조하면서 국내 역사학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안중근 의사가 목숨을 던지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평화 정신은 후대로 이어질수록 더욱 큰 의미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민간외교 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차하얼학회(察哈爾學會·The Charhar Institute)의 한팡밍 주석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안중근 의사의 평화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차하얼학회와 의정부시의 관계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의 협력을 얻어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을 추진하던 중 기념비 설치 사업을 민간조직인 차하얼학회가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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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안중근의사기념관(www.ahnjunggeun.or.kr)
의정부시는 이듬해 안중근 의사 동상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고 차하얼학회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본격적인 교류가 진행됐다. 지난해 처음 열린 평화포럼은 이러한 교류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차하얼학회는 민간주도 공공외교와 대외정책 연구, 홍보 및 컨설팅 등을 담당하면서 중국의 민간외교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비공식 외교 및 국제관계 형성을 위한 '싱크 탱크(Think Tank)' 역할을 하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의 서면보고 기관으로 알려질 만큼 중국 외교정책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차하얼학회를 이런 중요 위치로 끌어올린 한 주석이 한국의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에 관심을 쏟게 된 것은 우연한 동기에서 비롯됐다.

한 주석은 "베이징대학교 재학시절 한국의 중소기업이 마련한 '안중근 장학금'을 받게 된 것을 계기로 안중근 의사의 평화 정신을 실천하기로 마음 먹었다"며 "이후 양국을 오가며 안중근 의사 동상설립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문화교류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석의 활동 역시 평화를 바탕으로 한 민간외교 최일선에 서 있다. 한 주석은 "최근 북핵 문제와 사드 배치 등으로 양국관계가 수교 이후 가장 싸늘하게 식어버린 것 같다"며 "차하얼학회는 이와 달리 경기도와 의정부시, 수원시 등 한국 지방정부와 활발하게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일수록 차하얼학회가 한국과의 공공외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차하얼학회는 이번에 열린 평화포럼에 앞서 지난 10월 수원시와 교류협약을 맺는 등 공공외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열린 '의정부·차하얼 공공외교 평화포럼'은 한 주석의 안중근 의사 평화 정신 계승 노력을 잘 드러낸 자리였다.

한 주석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과 한국의 민중이 서로 지원하면서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항거한 사실은 공공외교의 훌륭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안중근 의사가 보여준 평화 사상은 현재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주석은 안중근 의사 평화 정신 계승의 일환으로 안중근 의사 동상설립 사업을 중국 내·외적으로 활발히 하고 있다. 그는 "차하얼학회는 안중근 의사의 동상을 건립해 의정부역 앞 광장에 기증하는 방안은 물론 '공공외교 평화포럼'을 정례화해 매년 의정부시에서 열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포럼을 주관할 사무국 역시 의정부에 두고 의정부시가 동북아시아 평화구축의 거점도시가 되도록 협조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차하얼학회는 의정부시의 '800만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의정부시와 차하얼학회의 공공외교가 실질적인 협력으로 진일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의정부·차하얼 공공외교 평화포럼 개최5(의정부)
안병용 시장과 중국 차하얼학회 한팡밍 주석이 의정부역 앞 광장에서 안중근 동상 설립을 위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한 주석은 "차하얼학회가 중국의 지방도시와 좋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물론 지방도시들이 중국 정부의 관광 관련 부서와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의정부시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벌이는 홍보활동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의정부시의 지명도를 높이는 방안도 찾겠다"고 덧붙였다.

차하얼학회가 의정부시와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 손잡고 있다면 경기 남부의 중심인 수원시와는 환경과 생태 중심의 공공외교를 펴고 있다.

한 주석은 "지난 10월 수원시와 맺은 협약을 바탕으로 내년 1월에는 수원시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한다"며 "이 자리에서 환경보호와 생태문제를 놓고 수원시와 중국의 여러 지방도시가 교류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차하얼학회는 수원시와 ▲한중 청년교류 활성화 ▲중국 내 수원시 관광자원 홍보 ▲생태환경 업무교류 ▲뉴미디어 분야 콘텐츠와 기술교류 등 다양한 분야의 공공외교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 주석은 "한국의 생태도시, 환경도시를 선도하고 있는 수원시는 오는 2022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 장자커우와 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한 큰 폭의 교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원시와 맺은 협약을 통해 중국과의 관광교류 확대 및 문화·관광자원 홍보의 폭넓은 협력과 동시에 양국 청년교류, 생태환경 업무교류를 추진할 것"이라며 "양국 공공외교의 외연을 확대하고 실질적인 우호 증진과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차하얼학회가 의정부·수원 양 도시와 이처럼 돈독한 관계를 맺게 된 데에는 경기도의 노력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한 주석은 "남경필 지사와는 그가 국회의원 시절부터 친구 관계를 이어왔다"며 남 지사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특히 경기도는 한 주석에게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경기도 수석외사고문직을 맡기는 등 한 주석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차하얼학회는 의정부와 수원 등 경기 남·북부 중심 도시의 역량을 바탕으로 평화와 생태환경 등 공공외교의 영역을 넓히며 한·중 민간외교를 선도하고 있다.

한 주석은 "중국 정부의 대 한국 외교정책 속에서도 차하얼학회가 지닌 비공식 공공외교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의정부시와 수원시 등 민간외교 분야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겠다"며 내년에 더욱 활발한 외교사업 의지를 밝혔다.

한 주석의 이번 의정부시 방문은 의정부시 공공외교의 성과와 발전적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한 주석은 의정부시를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도시, 한국전쟁의 중심에서 큰 피해를 봤지만,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선 평화의 도시'로 인식하고 있어 앞으로 의정부시와 공공외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차하얼학회를 통한 중국과의 공공외교를 선택하기로 했을 때 이 점을 가장 크게 염두에 뒀다. 의정부시가 가진 전쟁과 평화, 번영의 상징성을 민간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국민에게 파고들어 아픈 역사를 딛고 일어서 중국과 미래 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를 설정하고자 한 것.

안 시장은 이번 한 주석과의 만남에서도 이 점을 특히 강조했고 한 주석도 이에 적극적인 공감을 드러냈다. 한 주석은 "차하얼학회는 동북아 평화를 위해 의정부시와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며 "의정부시와 공공외교를 발판으로 양국 외교의 발전을 위해 더 큰 공헌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글/최재훈(의정부)·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 사진/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의정부·차하얼 공공외교 평화포럼 개최3(의정부)

■한팡밍 주석은?

1966년 중국 하북성 상의현 출생
베이징대학교 졸업(학사·석사·박사)
미국 하버드대학교 방문교수

주요 경력
현)전국인민정치협상협의회 외사위원회 부주임
현)전국인민정치협상협의회 10·11·12기 최연소 위원
현)중국국제무역중재위원회 중재원
현)중국경제사회이사회 상무이사
현)중국-아프리카 경제기술합작위원회 공동 주석
2015~현재 중국 LeTV그룹 부회장
2013~2014년 중국 광샤그룹 부회장
2008~2013년 TCL그룹 부회장
2011~2013년 중국선박 이사
2010~2013년 중국국제항공공사 이사
2009~2013년 중국전력그룹 이사
2006~2008년 TCL그룹 이사

출판

'공공외교론'(2011년)
'차하얼학회 외교관계 총서'(2011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2010년)
'서서 말하라'(2007년)
'중국인과 말레이시아 현대화 발전과정'(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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