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여중 인근 학생들 불편 감수

주민 반발에 막힌 ‘폭 확장 사업’

학부모·학교 측 ‘개선’ 다시 목청

인천 서구 신현여중 학생들이 달리는 차량을 피해 등교하고 있다. /신현여중 제공
인천 서구 신현여중 학생들이 달리는 차량을 피해 등교하고 있다. /신현여중 제공

등하굣길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인천 한 학교 통학로를 개선하는 사업이 수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학로를 주차공간 등으로 쓰는 주민들의 반발 때문인데, 최근 아파트 건설 등으로 이 일대 학생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학부모와 학교 측의 대책 마련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신현여자중학교 일원 통학로(보도)는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1.2m에 불과하다. 학생 2명이 나란히 걷지 못할 정도다. 이 비좁은 통학로는 하루 1천여명의 학생과 교직원 등이 이용한다.

지난 12일 등교시간에 가보니 좁은 보도에서 내려와 양방향으로 달리는 차량들을 피하며 이면도로를 걷는 학생들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였다.

담당 지자체인 서구는 안전한 등굣길 조성을 위해 지난 2023년 5월 ‘신현여자중학교-신현중학교 일원 보도 확장 사업’ 주민설명회를 열고 보도 폭을 2m로 확대하기로 했다. (2023년 5월26일자 8면 보도)

'비좁은' 신현여자중학교 주변 통학로 넓힌다

'비좁은' 신현여자중학교 주변 통학로 넓힌다

구간마다 설치된 전주로 인해 등하교하는 학생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또 해당 구간은 불법 주차 차량 등으로 사고 위험도 있다. 이 보도를 하루 평균 1천여 명이 통행하고 있다고 한다. 서구는 학생들의 편하고 안전한 등하굣길을 조성하기 위해 보도 폭을 2m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오는 8월부터 시작된다. 서구는 이에 앞서 주민들과 학부모, 학교 관계자에게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인천 서구 신현여자중학교 주변 보도가 비좁고 구간마다 전주가 설치돼 있어 학생들이 통행하는데 불편을 겪고 있다. 2023.5.25 /서구 제공
https://www.kyeongin.com/article/1640172

그러나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은 진행되지 못했다. 통학로를 넓히면 주차 공간이 사라지고 차량 통행 등에 큰 불편을 준다는 이유였다. 서구는 결국 통행로 옆에 차선규제봉을 설치해 차량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임시 조치만 했다.

그러다 최근 학교 측과 학부모들이 다시 통학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 루원시티 입주민이 늘면서 입학생들도 덩달아 증가해 등하굣길 안전사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신현여중 재학생은 지난해 340명에서 올해 430명으로 늘었고, 내년에는 540명까지 더 증가할 것으로 학교 측은 추산하고 있다.

신현여중 학부모운영위원회 정보영 위원장은 “아파트에서 통학로까지 가는 길에는 그 좁은 보도조차 없어 이면도로를 걸어야 한다”며 “도로폭을 넓히지 못한다면 적어도 아파트에서 학교까지 이어지는 통학로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학교 인근에 방범용 CCTV만 있을 뿐 통학로 불법 주정차를 막을 만한 장치도 없다”고도 했다.

학교 측은 매일 아침 출근시간과 겹치는 학생들의 등굣길에 교장·교감을 비롯한 교사들이 나와 안전지도를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호소한다.

이미화 신현여중 교사(생활안전부장)는 “위험한 통학로를 이용하다 아이들이 교통사고가 날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안전을 위해 (지자체가) 행정적으로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서구 도로과 관계자는 “학부모, 학교 측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어 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