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포동 라이브클럽 8년만에 폐업
개업이후 450여음악가·밴드 무대
7일까지 고별공연 '멋진 마무리'
"그동안 정말 신나게 잘 놀았습니다!"
지난 2009년 10월 30일 인천 신포동에 문을 연 라이브 클럽인 '클럽 글래스톤베리 인천'이 오는 7일 공연을 끝으로 폐업한다.
8년간 클럽을 운영해온 이진우 대표는 "정말 잘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마지막 굿바이 콘서트를 많은 뮤지션과 함께 잘 치르고 있어 행복하다"며 밝게 웃었다.
이 대표는 절대로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우리 끝났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달 16일부터 열리고 있는 이번 굿바이 콘서트 포스터 'G.O.O.D.B.Y.E'의 일곱 글자도 무지개 빛깔로 꾸몄다.
이 클럽이 지난 2009년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공연을 시작한 것은 2012년 5월 19일 이후다. '인.천.에.서.도.공.연.하.자!'란 타이틀을 걸고 공연을 시작한 이후 330여 팀의 음악가와 밴드가 공연을 했다.
그가 진행한 인천문화재단의 '만국시장'과 '디아스포라영화제' 개막 행사까지 모두 포함하면 모두 450여 팀이 이 대표 때문에 인천 신포동을 경험했다.
이번 굿바이 콘서트에는 모두 35개팀이 무대에 섰거나 설 예정이다. 클럽 문을 닫을 예정인데, 마지막 공연을 하려 한다니 아무 조건 없이 찾아와 주었다.
"아쉬운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슬픈 건 아니다"는 그는 클럽 문을 열기 전날 한 형님의 말이 지금도 머릿속을 맴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 형님이 '장사를 하다 보면, 아! 내가 망하겠구나 알게 되는 날이 올 거야. 그때 멋있게 끝내라'고 말했는데,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이번 콘서트의 첫 테이프를 끊었던 가수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의 공연 당일 멘트처럼 이 공간이 어쩌면 자신에게 '감옥'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말도 했다.
김대중은 "진우형의 만기출소를 축하한다"며 "스스로 돈을 들여 예쁘게 감옥을 만들고 사람들이 면회 오길 기다렸는데 이젠 사회에서 만나자"고 했단다.
그는 클럽 문을 닫는 이유에 대해 단지 "건물주와 조건이 맞지 않았을 뿐"이라며 '홍대앞' '가로수길' 등에서 나타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한 사례로 보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신포동에서 벌어지지도 않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미리 경계하기 보다, 오히려 '홍대앞'을 일궜던 사람들이 지난 시간 뭘 해왔는지 살펴보고 연구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 클럽 주인대신 기획자의 삶을 살아갈 예정이다.
그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지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펼쳐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