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서적 부도, 인천 중소서점 '직격탄' 우려

'신간 판매 → 재고 반품 정산' 방식 운영

7곳서 '2억5천만원어치 재고' 잔존 신고

63곳 중 30여곳 거래처 추정 피해 늘 듯
국내 2위의 대형서적 도매상인 송인서적 부도사태로 인천지역 중소서점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 서점업계는 피해 예상규모 파악에 나서는 한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천여 개 출판사를 회원으로 두고 전국 서점에 책을 공급하던 송인서적이 지난 3일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송인서적을 거래처로 뒀던 인천지역 중소서점들은 초비상이다.

중소서점의 경우 도매상으로부터 일정금액 규모의 신간을 공급받아 판매한 뒤 남은 책 재고를 반품(현금화)해 정산하고, 또 다른 신간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인천 서구에 있는 A서점은 송인서적에서 납품받아 서점에 깔아놓은 책 가운데 반품되지 않은 재고량이 약 4천600만원어치다.



유일한 거래처인 송인서적이 부도가 난 이후, 현금화할 곳을 잃은 책 재고량을 모두 팔지 않는 한 손해를 서점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또 비교적 규모가 큰 서점은 도매상 2~3곳을 거래처로 두는 반면, 소규모 서점인 A서점은 송인서적과만 거래해 당장 책을 공급받기도 어려워졌다.

인천서점협동조합은 지난 10일부터 지역서점을 대상으로 A서점처럼 재고량을 처리하지 못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11일 기준, 인천지역 중소서점 7곳이 송인서적으로부터 공급받은 책 가운데 총 2억5천만원 규모가 재고로 남아있다고 인천서점협동조합에 신고했다.

인천지역 중소서점 63곳 가운데 송인서적만 거래처로 삼았던 서점은 30여 곳으로 추정돼 피해예상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문인홍 인천서점협동조합 이사장은 "송인서적을 제3자가 인수하지 않거나 회생절차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수천만원대의 재고를 처리하지 못한 영세서점이 경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피해 예상규모가 파악되는 대로 전국단위 서점단체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1959년 창립한 송인서적은 매출규모가 500억원대에 달하는 업계 2위의 서적 도매상으로 주로 오프라인서점과 거래했다. 출판사와 직거래하는 대형서점·온라인서점 활성화로 주요 거래처인 지역 중소서점이 점점 사라지면서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부도 처리돼 전국 출판계와 서점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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