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동주 시집' 각 시편에 감상·그림 덧붙여 작가 삶속으로
'함께걷기' 현직교사 수업중 개념 읽기쉽게 풀어낸 입문서
초판서문·친지후기 수록 '미니어처' 동시 엮은 '산울림'도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를 기리는 책이 속속 발간되고 있다. 이전의 책들도 새롭게 주목받는다.
■윤동주 시집┃서정홍 지음. 이영경 그림. 고인돌 펴냄. 132쪽. 1만7천800원
서정홍 시인은 윤동주의 시 54편 각각에 감상을 썼다. 이영경 화가는 그림을 그렸다.
나무실 마을에서 농사짓고 시 쓰는 서정홍은 겨울이 가고 봄이 가고 여름이 올 때까지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끌어안고 살았다.
시집을 읽으며 어떤 날은 가슴이 먹먹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어떤 날은 슬픔과 분노가 치밀어 밥을 먹지 못했고, 어떤 날은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이 거울처럼 훤히 보여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깨달은 마음을 이 책에 썼다.
화가 이영경은 이야기가 담긴 그림을 책에 실었다. 그림은 동심을 닮았다. 깨끗한 영혼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그러나 그는 시 쓰던 윤동주의 시절을 생각하며, 현재의 참담함을 절감하며 그렸다. 밤하늘의 '별을 헤는'듯 윤동주 시인의 마음을 헤아려 보며 형상들을 엮었다고 말했다.
윤동주의 '서시'는 일제에 빼앗긴 나라와 겨레를 걱정하며 쓴 '양심선언'이다. 그는 모든 것이 죽어가는 시대에 사람들이 잃어가는 사랑의 온기를 되살리기를 사무치게 빈다. 이 '서시'를 이영경 화가는 까만 밤하늘에 빛나는 별무리로 표현했다. 서정홍 농부시인은 '자화상'에서 인간의 탐욕으로 일어나는 전쟁과 자연 파괴로 벼랑 끝에 내몰린 지구별 모습을 사람마다 자기 자화상에 비추어 보고, 자기의 자화상을 그려 볼 것을 권한다. 자화상을 그리면서 참회록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서정홍 농부시인의 인문적 성찰이 더해져 윤동주 시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이영경 화가의 동심 어린 그림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따뜻한 위안을 주며 생각하는 힘을 불어넣어준다.
■윤동주 시 함께 걷기┃최설 지음. 서정시학. 180쪽. 1만1천원.
청소년을 위한 책도 눈에 띈다. '윤동주 시 함께 걷기'는 윤동주의 작품 중에서 교과서에 수록된 대표시 26편과 각 시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시 입문서다.
시인이자 국어교사인 저자는 '혼자서 시 읽어보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밑줄 치고 암기하는 시 공부가 아니라, 쉽게 보고 단숨에 읽고 즐겁게 끄적거리는 시 읽기를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냈다.
책은 육필원고 대조 윤동주 전집과 윤동주 평전의 내용들을 참조해 학생들이 궁금해 할만한 내용들을 Q&A 방식으로 모아 전하고 있으며, 평소 시 수업 시 어렵게 느껴졌을 시에 대한 개념들도 이야기 방식으로 쉽게 풀어내려 했다. 시마다 실제 청소년들이 시를 읽은 느낌을 직접 표현한 시화(詩畵)를 배치했다.
■미니어처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현대어판)┃윤동주 지음. 소와다리 펴냄. 256쪽. 4천900원
지난해 출간된 '미니어처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는 윤동주 시인 10주기를 기념해 1955년 발행된 증보판에 초판본의 서문과 친지들의 후기를 수록했다. 모든 한자에 독음을 달아 한결 읽기 수월하다.
■윤동주 동시집 산울림 ┃윤동주 지음. 박해석 엮음. 김점선 그림. 이가서 펴냄. 109쪽. 1만1천원
윤동주 시인의 동시 37편을 '괴짜화가'로 알려진 김점선 선생의 재밌는 그림과 함께 엮은 책이다. 동시마다 당시 시대상을 설명한 박해석 시인의 해설도 담겨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