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기관사' 문순생 인천교통공사 기관사
문순생 기관사가 지난 27일 부평구청역 작은갤러리에서 '인천 2호선 개통1주년 기념 개인전시회'를 열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인천2호선 개통 1주년 기념 작품 내걸어
"시간 지날수록 표현기법 등 정체성 고민"
근로자대회선 대통령상 "미술대전 목표"


아이클릭
/아이클릭아트
"그림 그리는 기관사가 있다는 것을 회사와 외부에 알릴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18년째 지하철 기관사로 일하고 있는 문순생씨가 지난 27일 자신의 일터인 부평구청역 작은갤러리에서 '인천 2호선 개통 1주년 기념 개인 전시회'를 열었다.

부평구청역 작은갤러리에는 문씨가 그동안 그렸던 100여 개의 그림 중 '자화상'을 비롯해 유화, 수채화, 드로잉 등 다양한 기법으로 그린 21개 작품이 전시됐다.

문씨가 처음으로 그림 그리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미술을 전공했던 담임 선생님의 지도를 받았던 문씨는 방과 후 남아서 선생님과 그림 그리는 시간을 좋아했고, 자연스럽게 그림 그리기를 즐기게 됐다.

중·고교 시절 그림과 거리를 뒀던 문씨는 대학교 입학 후 미술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다시 그림을 그렸다. 그는 "그림이 좋아 집에 돌아가는 것도 잊고 동아리방에서 2박 3일 동안 먹고 자기도 했다"고 말했다.

취직 3수생 시절에도 미술학원 취미반에 등록해서 그림을 배웠다. 그림 그리기는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줬다.

취직한 후에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다. 2000년 인천근로자미술제 금상을 시작으로, 2010년에는 근로자종합미술제 대통령상을 받았다.

문씨는 "너무 놀랐다. 처음 근로복지공단에서 대통령상을 받게 됐다는 연락이 왔을 때 거짓말하는 줄 알았다"면서 "사기당하는 것 아닌 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12년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매년 예흔전, 인천수채화아카데미전 등 단체전에 참가하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문씨는 현재 자신의 그림이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첫 번째 개인전에서 내 한계를 느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표현 기법 등 내 그림의 정체성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문씨에게 이번 개인전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는 "그림과 관련 없는 일터에 마련된 공간에 지금까지 그린 그림을 전시한다는 것은 내 생업과 취미를 이어준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씨의 목표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상이다. 그는 "내가 그린 그림에 스스로 만족할 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입선, 특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순생 기관사의 '인천 2호선 개통 1주년 기념 개인 전시회'는 8월 30일까지 부평구청역 작은갤러리에서 이어진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