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소유 ‘옛 신장테니스장’
6년째 개발계획 없이 ‘모르쇠’ 일관
흉물 전락… 체육시설 활용 등 민원

대한체육회 소유인 옛 신장테니스장(체육용지)이 수년째 방치되면서 하남 도심 내 ‘흉물’로 전락하는 등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해당 부지를 30년 동안 소유하고 있는 대한체육회는 개발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체육시설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공공 또는 민간에 매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하남시와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하남 하남대로776번길 14-25(신장동 518) 옛 신장테니스장 부지는 1990년대 초 한국토지공사가 택지개발(구획정리)을 하면서 체육용지로 조성된 곳이다. 1995년 1월 대한체육회가 해당 부지를 취득했고 1998년부터 시가 무상임대를 받아 7면의 테니스장으로 운영(하남시테니스협회가 위탁관리)해 왔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대한체육회 100주년(2020년)’을 앞두고 ‘대한체육회 100주년 기념관’ 조성을 명목으로 2019년 위탁관리를 해지, 그해 9월부터 신장테니스장은 폐쇄된 채 지금까지 6년여 동안 방치돼 있다.
현재 수년째 방치된 옛 신장테니스장 부지는 출입문이 굳게 닫힌 채 잡초만 무성한 상태로,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우범지대와 함께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탓에 여름철마다 모기 등 각종 벌레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끊임없이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옛 신장테니스장 부지는 5천375.3㎡ 규모로 올 1월 초 기준 개별공시지가만 244억4천만원에 달한다. 부동산 업계는 실거래가가 1천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수백억원이 넘는 옛 신장테니스장 부지에 대한 개발계획도 없이 대한체육회가 보유 중인 것에 대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차례 문제가 제기됐지만 대한체육회는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박근혜 정부 당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와 관련된 K-스포츠재단이 이곳에 체육시설을 건립하겠다는 명목으로 롯데그룹으로부터 70억원을 받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옛 신장테니스장 부지에 대한 대한체육회의 개발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자 일시적인 무상임대가 아닌 체육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시나 민간에게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 체육계 관계자는 “신장동 등 원도심은 미사강변도시 등 신도시에 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대한체육회는 체육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속히 하남시나 민간에 매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