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자살로 몬 '거짓 성추행 대자보' 제자에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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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아대학교는 고(故) 손현욱 미술학과 교수를 추모하는 전시회를 내달 10일까지 석당미술관에서 열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추모전시회 모습. 손 교수는 지난해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생을 마감했다. 학교 측은 자체 조사를 벌여 올해 손 교수의 누명을 벗겼다. 추모전에는 주로 동물을 오브제로 삼았던 그의 작품 중 평면 렌티큘라 15점과 입체조각 70점이 전시됐다. /부산 동아대 제공

학내에 거짓 대자보를 붙여 성추행 누명을 쓴 교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제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4단독 김웅재 판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A(26)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김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A 씨가 학내에 부착한 대자보는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니라 목격자와 증거사진까지 있는 것처럼 표현, 진실로 인식되도록 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교수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살에 이르고 말았다"고 밝혔다.

이어 "대자보를 게시할 당시 A 씨는 떠도는 소문 내용과 성추행 피해자를 알고 있었음에도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피해자를 만나 진상을 파악하라는 주변 만류에도 대자보를 붙인 경위는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6월 거짓 대자보 피해자인 손현욱 동아대 교수가 부산 서구 자신의 아파트 9층에서 투신, 숨진 채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손 교수는 같은 해 3월 말 경주 야외 스케치 수업 이후 술자리에서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가 학내에 붙은 뒤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고, 괴로워하다 자살했다.

경찰은 수사 끝에 거짓 대자보를 붙인 사람이 손 교수 제자인 A씨라는 것과 실제 성추행을 한 교수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동아대는 졸업을 앞둔 A씨를 퇴학 처분하고 성추행 교수를 파면했다.

촉망받는 젊은 미술가였던 손 교수의 억울한 죽음이 알려지자 대학과 미술계는 추모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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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대학 교수가 제자 성추행 누명을 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대학 당국 진상 조사와 경찰 수사 등을 통해 8개월여 만에 밝혀졌다. 사진은 성추행 의혹 투서로 위기에 몰린 한 교수가 한 학생에게 대학원 입학을 미끼로 강제로 쓰도록 한 거짓 내용의 대자보. /유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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