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해양환경을 통해 본 '이상한 일의 일상화'

김장균

발행일 2018-01-0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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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균 교수
김장균 인천대 해양학과 교수
미국에서 공부할 때의 일이다. 뉴욕에 있는 친구로부터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청받았다. 한겨울이었지만 이상하리만큼 유난히 더운 날이었다. 한겨울 섭씨 20도를 웃도는 날씨로 창문을 열고 진행된 파티였다. 당시 필자는 뉴욕시와 접하고 있는 롱아일랜드 사운드에서 다년간 해조류 양식 및 친환경 양식연구를 수행하며 매시간 해수온도를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그해 겨울 롱아일랜드 사운드의 수온은 영상 2도 밑으로는 거의 내려가지 않았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과 항공우주국(NASA)은 당시 겨울을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하였다.

하지만 직전 겨울에는 같은 바다인데도 40여 일 동안 수온이 영하에 머물렀고, 바닷물은 얼어 있었다. 지난 70년 동안 롱아일랜드 사운드에서 기록된 최저수온이었다. 그런데 그 이상기온이 2018년 올해도 다시 일어나고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꽁꽁 얼었고, 동사한 상어가 발견되었고, 100년 만의 강추위가 엄습하였다. '이상한 일의 일상화'가 시작된 것이다.

중국에서는 2007년부터 매해 파래 대발생이 일어나 거의 매년 100만t 이상의 파래를 제거하고 있다. 중국의 파래 대발생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필자는 중국 학자들과 함께 그 근원을 중국 장쑤성의 김양식장에서 김 수확 후 버려진 파래 때문인 것으로 보고하였다. 또 다른 이변은 카리브해에서도 발생하였다. 지난 수년간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해변은 갈조류인 모자반으로 뒤덮여 있었고, 이는 대서양 건너 서아프리카 연안까지 영향을 미쳤다.

중국에서 기원한 괭생이모자반은 제주도와 전라남도까지 영향을 주어 그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에 없던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만, 되풀이 되고 있다. 이변도 자주 보면 이변이 아니듯, 내년에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난다 할지라도 이제 놀라지 않을 것이다. '이상한 일의 일상화'이기 때문이다.

매해 여름이면 우리나라 남해안은 적조로 인한 경제 사회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매년 전에 없던 파래가 아름다운 해변을 뒤덮고 있다. 지난 수년간 남해안 적조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정상적인 모습이 아닌 이상한 일이지만 이상할 것도 없는 일상이 된 듯하다. 매년 되풀이되는 이변이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미국 롱아일랜드 사운드에서도 매년 부영양화와 적조, 그리고 저산소 현상으로 인한 어패류 폐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적조예방 및 대처방안을 찾기 위한 중앙과 지방정부, 그리고 연구자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지만, 문제가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내년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이상한 일의 일상화'이지만, 결코 일상이 되어서는 안 될 일상이기에 염려가 앞선다.

이제 해양에서의 '이상한 일의 일상화'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일부는 전 지구적인 노력이 필요한 문제이고, 일부는 지역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다. 전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발효된 파리협약의 철저한 실현을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협약 탈퇴선언으로 동력이 떨어졌다. 국가이기주의의 산물이고, 그로 인해 전 세계 국가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도 따라가는 것은 옳은 판단이 아니다. '이상한 일'이 '일상화'되지 않도록 우리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상적인 해양환경이 '일상화'될 때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우리가 추구할 가치이고 판단이다.

/김장균 인천대 해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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