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시간 쪼개 12곳 4~5번씩 찾아 풍경·생태 등 기록
"마을마다 있는 217개 근린공원 홍보·관리실태 점검"
인천시가 동네 곳곳에 있는 공원의 모습을 기록하는 '시민사진가'를 모집해 최근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렇게 모인 시민사진가 52명은 올 한 해 동안 인천지역 공원의 풍경과 함께 공원을 거니는 시민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로 했다.

인천 시민사진가 중에 인천 약산초등학교 돌봄교실 교사로 일하는 문경숙(53·사진) 씨의 이력이 특히 눈에 띈다.
문경숙 씨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제작단을 비롯한 여러 시민참여활동을 통해 수년째 인천 섬지역을 찾아다녔다. 인천 섬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있는 삶의 현장을 영상이나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문경숙 씨는 "인천에는 마을마다 217곳의 근린공원이 있는데, 섬에 조성된 작은 공원들도 있다"며 "인천 섬들을 찾아 작은 공원의 풍경을 사진에 담으면서 섬지역 공원의 시설이나 관리실태를 꼼꼼히 살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섬지역 근린공원은 육지로 나가기 어려운 주민들에게 중요한 운동장소이자 여가장소다. 섬에 어울리도록 잘 꾸민 공원은 섬 방문객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심는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인천 섬의 공원들을 소개하고, 잘 가꾸는 방안도 찾는 게 시민사진가 문씨의 목표다.
문씨는 인천녹색연합이 운영하는 청소년 기자단의 교사로 활동한 2013년부터 인천 섬을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한 자타공인 '섬 사랑꾼'이다. 지금까지 인천 섬 12곳을 4~5번씩 방문해 풍경과 생태를 기록하고, 섬주민들을 만났다고 한다.
직장인이기 때문에 주말에만 틈틈이 다녀야 했다. 지난해에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의 '인천의 오래된 가게'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하며 시도염전과 북도면 양조장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최근에는 유튜브에 섬 방문 영상을 올리거나 현지 생중계를 하고 있는데, 유튜브에서 '문경숙'을 검색하면 해당 채널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에는 사승봉도 같은 무인도를 가보고, 서해 최북단 연평도와 백령도를 다시 찾아 꼼꼼히 살필 계획이라고 한다.
문씨는 "섬을 기억하는 주민들은 점점 줄고 있고, 풍경들도 점점 바뀌고 있는 안타까움에 섬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작업들이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에게 필요한 기록이자 역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씨가 작업한 인천 섬 영상은 지역 케이블방송에서 방영하기도 했다. 국제캘린더 사진전에 매년 인천 섬 사진을 출품하고 있기도 하다.
문씨는 "10여 년 동안 인천 섬을 기록한 작업물을 정리해 내년에는 개인 전시회나 상영회를 열려고 한다"며 "올해에도 열심히 섬을 누비며 내년 전시회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제주도 출신인 문씨는 직장을 잡고 인천에 산 지 20여 년째다. 문씨는 "제주도는 나를 낳아주었고, 인천은 나를 키워줬다"며 "인천의 역사와 문화, 섬을 찾아다니며 관심을 갖고 기록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