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국발달장애인퀴즈 '해피벨' 울린 가천누리 직원 6명

"성취감·친밀감 '일석이조' 회사생활 활력소"
가천누리 도전 골든벨 수상팀
20일 가천누리에서 만난 도전 골든벨 수상팀 직원들은 "상을 받아 좋았고, 내년엔 골든벨을 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 맨 앞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박연정, 명아람, 우윤하, 정승호, 박찬원, 김아정씨가 그 주인공들이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길병원 의무기록 전산화사업장 근무
자신 역량시험·동료 우애 다진 계기
"다같이 공부 재미·보람, 추억으로"

지적 장애가 있는 박찬원(23), 정승호(28) 씨는 약 한 달간의 준비 끝에 지난 12일 열린 '제14회 전국 발달 장애인 퀴즈대회'에 출전해 상을 받았다.

가천대 길병원이 운영하는 장애인 표준 사업장 가천누리 직원인 이들은 근무시간 중 짬을 내 30페이지에 달하는 예상 문제 120선을 배우고 익혀서 해피벨 수상 10팀에 포함됐다.

이들뿐 아니라 같은 회사의 박연정(35)·명아람(20)팀과 우윤하(20)·김아정(23)팀도 해피벨을 울렸다. 박찬원 씨는 "이 대회 덕분에 자신감이 높아졌고, 사원들과 많이 친해져 앞으로 더욱더 회사 생활을 잘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천누리는 길병원 의무 기록을 전산화하는 사업장으로 장애인 35명으로 구성돼 있다. 관리직 2명을 제외하면 모두 중증 장애를 가진 직원들이다.

충현복지재단과 충현복지관이 매년 여는 도전 골든벨은 발달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회인데, 가천누리는 2016년 대회부터 출전했다.

첫 대회에서는 골든벨을 포함 2개 팀이, 지난해 대회에서는 3개 팀이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출전팀 모두가 상을 받았다. 나머지 직원들은 응원팀을 구성해 출전 선수들의 힘을 북돋았다.

가천누리 직원들에게 이번 대회는 '골든벨 대회 이상'의 성취감을 주고 있다. 명아람 씨는 "옷에 붙어 있는 라벨을 보고 빨래하는 방법처럼 생활에 필요한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이 많았다"고 말했고, 박연정 씨는 "예상 문제지를 공부하면서 환율과 같은 경제 문제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했다.

실제 예상문제지를 보면 '공인인증서', '체크카드', '장애인 의무 고용제도', '성적 자기 결정권', '하임리히법', '전·월세', '등기부등본', '확정일자', '국민의 기본 의무', '선거의 4원칙' 등 실생활에 유용하고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기본 지식이 담겨 있다.

출전 선수뿐 아니라 직원 모두가 질의·응답을 하며 함께 준비하는 것도 가천누리의 특징이다. 김아정 씨는 "다 같이 공부하는 게 재미있었다"고 했고, 우윤하 씨는 "팀장님들이 바쁘신데 도움을 많이 주셨고, 선배들과 친구랑 모여 공부한 게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황인향 팀장은 "대회에 나가면 다른 복지관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는 직원들도 있는데 '얘는 1급인데 회사 다니느냐'며 친구가 일하는 것을 부러워한다"며 "대회 때마다 '가천누리가 뭐 하는 곳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가천누리 직원들은 종이로 된 의무 기록을 분류하고, 스캔하고, 검수하는 일을 한다. 전 직원이 길병원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길병원 이용 시 '직원 혜택'을 받는다. 처음에 반신반의하던 사람들도 가천누리의 업무 처리 능력을 인정했고, 2014년 설립 당시 21명이던 직원 수는 35명까지 늘었다.

이런 가천누리 직원들에게 골든벨 대회는 자신의 역량을 시험하면서 동료들과 우애를 다지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가천대 길병원 정지영 의무기록실장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직장인으로서 보람을 느끼게 하는 대회였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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