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동운동 산실 동일방직 인천공장…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밑그림'

영욕의 세월 함께한 콘크리트 건물
83년 만에 공장 가동이 멈춘 것으로 확인된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 위치한 동일방직 인천공장의 1일 모습. 콘크리트 색깔의 넓은 면적이 공장건물 지붕이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1934년 일제때 가동 작년 말 중단
섬유 경쟁력 약화·해외 이전 영향
女노조지부장 탄생·똥물사건 현장
동구 '구도심 활성화' 활용안 구상


한국 여성 노동운동의 산실인 동일방직 인천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지 83년 만인 지난해 말 완전히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텅 비어있는 동일방직 인천공장의 산업사적, 노동사적 의미를 살려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동일방직(주)는 지난해 12월부터 인천 동구 만석동에 있는 인천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임시휴업에 돌입했다고 1일 밝혔다.



임시휴업 직전까지 동일방직 인천공장은 직포라인(실로 면을 만드는 공정) 설비 48대를 돌렸다. 지난해 51억원 규모였던 생산실적은 올해 1분기 '0원'이 됐다.

현재 인천공장은 계열사 제품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생산직 직원은 모두 떠났고, 관리직 직원 6명만 남아 공장을 지키고 있다.

동일방직 인천공장은 2014년 5월 면사를 제작하는 3만 추 규모의 방적라인을 모두 베트남 등 해외와 지방공장으로 이전(2014년 8월 1일 자 6면 보도)했다. 당시 직원 수도 166명에서 45명으로 줄었다.

동일방직 관계자는 "한국 섬유업계가 하향세에 접어들고 있고, 중국 등 외국의 값싼 섬유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건비 상승, 산업전기료 개편 등으로 경영난이 예상돼 임시 휴업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동일방직 인천공장의 전신은 1934년 일제가 가동하기 시작한 동양방적 인천공장이다. 소설가 강경애(1906~1944)의 장편소설 '인간문제'에 등장하는 대동방적공장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노조 여성지부장을 탄생시킨 여성 노동운동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1978년 여성 노동운동사의 상징적 사건인 이른바 '똥물투척사건'의 현장이기도 했다.

인천공장에는 1950년대 지은 한옥·일본·서양식이 섞인 의무실, 1960년대 건립한 강당, 여공들이 지내던 기숙사 등이 남아있다.

동구는 이들 건축물을 중심으로 동일방직 인천공장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동일방직의 역사성을 살리는 문화공간 조성을 통해 구도심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동일방직이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는 만큼 회사 쪽에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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