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500억원 투입한 사업
열효율 60% 홍보 불구 실제 30%
"제조사 배만 불려줘" 지적 일어
한전 "과장광고 금지 업체 통보"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매년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농어촌지역 등에 지원·보급한 심야전기 보일러(공기열 히트펌프보일러)의 열효율이 수년간 과장 광고돼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월 10만원 나올 전기료가 6만원 가량 절약된다'고 광고돼 왔지만, 실제 절약 금액은 3만원 수준에 그쳤다.

특히 한전은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도 사업을 강행해왔던 것으로 밝혀져 결국, 한전의 묵인하에 심야전기 시장은 4년 만에 수천억원대의 시장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14일 한전과 제보자 등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015년부터 기존 심야 전기 보일러 사용고객 및 신규 심야 전력(갑) 신청 고객에 한해 히트펌프보일러 교체시 200만(10KW 이하)~250만원(15KW이하)의 설치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대당 가격은 800만~1천만원 수준으로 25%를 지원하는 셈이다.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00억원 상당의 예산을 투입, 삼성전자와 캐리어 등에서 제조한 2만1천972대의 히트펌프보일러를 전국에 보급했다. 올해도 300억원 가량의 사업 예산을 편성,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조·판매사는 제품에 대한 열효율을 60%대로 홍보 영업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최근 한전이 기존 설치된 히트펌프보일러 1천여대를 조사한 결과 열효율이 30%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일러 1대당 평균 800만~1천만원의 고가 제품인 것에 반해 열효율이 광고한 내용과 달리 절반가량 밖에 나오지 않으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 됐다는 지적이다.

히트펌프 보일러의 평균 사용기간을 10~15년으로 감안했을 때 소비자가 부담한 전기료는 어마어마한 금액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제보자 A씨는 "그동안 히트펌프보일러의 열효율이 60%대로 과장 광고돼 왔다"며 "농어촌 지역 특성상 고령자들이 많아 '월 10만원 나올 전기료가 6만원 가량 절약된다'는 광고에 현혹된 것으로 사실상 고객을 기망한 것이다. 한전이 지원한 수백억 원의 예산도, 소비자들의 자부담도 결국 제조사만 배 불려준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최근 성능검사를 통해 열효율이 30%로 확인됐다"며 "과장광고 금지를 제조사에 통보했다"고 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