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법' 본회의 통과, 안전조치 위반 사업주 처벌 강화… 유족 "아들에 고개 들 면목 생겨"

디지털뉴스부

입력 2018-12-28 07:33:59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8122801001974900094671.jpg
사진은 산업 현장의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일명 '김용균법'이 지난 27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 고용노동소위를 통과한 모습. 이날 오후 열린 고용노동소위에서 임이자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비롯해 산업 현장의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 일명 김용균법이 지난 27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재적의원 185명 중 찬성 165표, 반대 1표, 기권 19표로 집계됐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산업 안전은 중요하고 안타까운 희생은 없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법안을 다룸에 있어서는 파급효과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절차에 따라 다뤄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미흡했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여야는 김용균법 핵심 쟁점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다가 오전 원내대표 회동에서 본회의 처리로 의견을 모으며 막판 돌파구를 마련,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반나절만에 통과했다.

앞서 2016년 5월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19세 노동자가 숨졌을 당시 산안법 개정안 등을 논의했으나 법 개정은 하지 못했다.

이후 2년여 만에 하청업체 직원의 사망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하자, 국회에서 뒤늦게 관련 법이 정비됐다.

개정법은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도급 제한, 하청의 재하청 금지, 작업중지권 보장, 보호 대상 확대, 산업재해 예방계획의 구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법 목적과 산업재해 정의에서 종전 '근로자'를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바꿔 보호 대상을 특수형태근로자와 배달종사자, 가맹사업자 소속 근로자 등으로 넓혔다.

또, 도금작업, 수은, 납, 카드뮴의 제련·주입·가공·가열 작업, 허가 대상 물질의 제조·사용 작업의 유해·위험성을 고려해 사내 도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위반 시 1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다만 일시적·간헐적 작업,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급인이 보유한 기술이 사업주의 사업 운영에 필수불가결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는 예외적으로 도급을 허용하도록 했다.

유해·위험 작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작업을 사내 도급하려는 경우 안전 및 보건에 관한 평가를 받아 고용노동부 장관 승인을 받도록 했으며, 고용노동부 장관 승인을 받아 도급받은 작업은 다시 하도급할 수 없도록 했다. 위반 시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대표이사가 산재 예방을 위해 비용, 시설, 인원 등이 포함된 안전·보건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 승인을 받게 했다.

개정법은 또, 중대 재해가 발생했거나 다시 산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근로자 사망 사고 발생 시 원·하청 사업주에 대한 징역형 상한선은 정부안에 담긴 '10년' 대신 현행 '7년'을 유지하되, 가중처벌 규정을 신설해 5년 이내에 다시 같은 죄를 범했을 경우 그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했다. 

사망 사고 발생 시 양벌 규정에 따라 법인에도 함께 부과하는 벌금의 상한선은 현행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크게 올렸다.

물질안전보건자료는 작성과 제출 의무를 유지하되, 영업비밀 유출 우려로 공개 조항은 삭제했다.

특수형태 근로자, 배달 종사자, 가맹 본부, 건설 현장, 유해 물질 등에 대한 각종 규정을 바꾸는 내용도 포함됐다.

막판 쟁점이던 도급 책임 범위와 관련해서는 도급인이 수급인 또는 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부담하는 범위를 '도급인의 사업장 및 도급인이 지정·제공하는 장소로서 도급인이 지배·관리하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로 규정했다.

또다른 쟁점인 양벌규정(위법행위를 한 때에 행위자를 처벌하는 외에 그 법인과 개인도 함께 처벌하는 규정) 관련해서는, 현행법에서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 시 도급인에 대해 '현행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던 것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해 처벌을 강화했다.

당초 정부안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이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현행법에서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처벌 기준은 '7년 이하 징역, 1억원 이하 벌금'이지만 실제로 법인에 가하는 벌금은 200만∼500만원 정도밖에 안 되며, 대부분 양형은 1년 정도"라며 "정부가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양형조정 기준을 다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정부가 28년 만에 국회에 제출한 산안법 전부개정안은 이달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던 고(故) 김용균씨 사망 사고를 계기로 본격적인 논의에 속도를 높였다.

유족들은 이날 종일 국회 환노위 회의장 앞을 지키며 법안 심의 상황을 지켜봤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산안법 합의 타결 직후 환노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의 손을 잡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김씨는 "온 국민이 함께 해 주셔서 제가 힘을 내서 여기까지 왔다.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우리 아들딸들이 이제 안전하게 일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비록 아들은 누리지 못하지만, 아들에게 고개를 들 면목이 생겨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디지털뉴스부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