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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매희 대표와 만세재현 퍼포먼스를 연출한 남주경(오른쪽) 연출가 사이에서 출연진인 양길호 배우가 태극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김포 오라니장터 만세재현 퍼포먼스
음악극·전시·강연 등 기념행사 준비
민족 자결권·인류 보편적 권리 강조


1919년 3월 23일. 경기 서부지역에서 가장 큰 5일장이 열리던 김포 양촌면 오라니장터에 오후 2시를 기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길목에는 일제 경찰이 가로막고 있었다.

박충서 열사 등을 선두로 한 군중은 태극기를 들고 독립만세를 외치며 경찰을 향해 나아갔다.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정인섭 열사 등이 군중을 이끌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면사무소로 향하던 중 출동한 용산 헌병대에게 체포됐다.

김포는 경기도 내에서 집회 참가인원 2위에 해당할 만큼 곳곳에서 대대적으로 만세운동이 벌어졌다. 가장 크게 만세운동이 일어난 오라니장 근처에는 현재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이 건립돼 당시 민초들의 나라사랑을 기리고 있다.

그로부터 꼭 100년이 흐른 올해 3월 1일, 김포의 청년들이 다시 태극기를 치켜든다. 김포지역 만세재현 퍼포먼스를 비롯해 음악극과 전시, 강연, 장터 조성 등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백년의 발걸음 평화로의 달걸음'이라 이름 붙은 이 행사의 총괄기획은 유매희(38) 예술하우스 대표가 책임진다.

지난해 김포 중봉문화제 행사기획을 담당한 그는 시민들이 중봉 조헌 선생의 정신을 쉽고 재미있게 선양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하나의 자랑스러운 역사자원을 시각화하는 중책을 맡아 밤낮없이 사무실과 현장을 오가고 있다.

설 연휴 기간에도 유 대표는 김포아트빌리지 한옥마을에서 만세재현 퍼포먼스 홍보영상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유 대표는 "선열들의 자유와 평등, 세계평화, 자주독립의 정신을 평화도시 김포로 계승하겠다는 의미를 행사 전체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만세재현은 다음 달 1일, 남주경(45)씨의 연출로 100년 전 그날과 같은 오후 2시에 김포아트빌리지 일대에서 펼친다. 종일 만세장터가 서고 오후에는 야외공연도 선보인다.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김포아트홀에서는 창작음악극 '오래된 내일'을 무대에 올린다. 김포가 배출한 청년 영화감독인 채의석(34)씨가 시나리오를 쓴 공연으로 온전히 김포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유 대표는 "3·1운동은 우리 민족 전체가 하나 되어 자결권과 인류의 보편적 권리를 평화적으로 주장한 사건"이라며 "그 숭고한 정신이 한 세기가 지나도록 여전히 우리 민족의 정체성으로 남아 자유와 평화, 민주를 이뤄내고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