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 5천t 이상 남아있어
1700t 넘게 '제주도산'으로 확인
반입·처리 비용 부담 '과제' 부상


평택항에 쌓여있던 필리핀 반송 폐기물(6월 17일자 3면보도)은 모두 처리됐지만 현지에 5천t 이상의 폐기물이 여전히 남아 있어 처리 방식과 비용 부담이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9일 경기도와 환경부, 제주도는 필리핀 민다나오섬에 방치된 수출 폐기물 5천177t의 처리에 대한 기관 간 회의를 진행했다. 불법 수출된 폐기물을 반송받을 항만과 처리 비용을 논의했는데, 뚜렷한 결론은 도출되지 않았다.

다만 단번에 반입할 수 있는 양이 아닌 만큼 수 차례로 나눠 조금씩 폐기물을 들여온다는 원칙적인 부분만 합의했다.

특히 폐기물 중 1천700t 이상이 제주도산 폐기물로 확인된 상황이라, 반입 항만·처리 비용을 둔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도 측은 내륙 항만을 통해 반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경기도는 반입은 물론 처리 비용 부담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제주산 폐기물은 제주도가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환경부 측도 필리핀의 잔여 폐기물 처리에 곤혹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필리핀으로 폐기물을 수출한 업체에게 반송 명령을 내렸지만, 여태껏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다.

최악의 경우 환경부는 자체 비용을 들여서라도 민다나오섬에 방치된 폐기물을 현지 항구로 옮기고 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경기도와 평택시·환경부는 평택항으로 반송된 폐기물 4천666t을 지난 4~6월 사이 모두 처리했다. 해당 폐기물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 되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