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저어새 부화개체 감소 방지책 마련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9-08-06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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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유수지 인공섬에서 세계적 멸종 위기종 저어새가 발견됐다. 전용 산단을 위해 조성된 방재용 저수지에서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남동산단 조성 이후 송도 갯벌마저 매립되었고, 초고층 빌딩들이 속속 들어섰기 때문에 희귀종 저어새의 도래에 세간의 관심이 뜨거웠다. 인천 도심 한복판에 저어새가 서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환경단체들이 모여들었고, 철새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또 국제조직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도 인천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10여 마리였던 남동유수지 저어새는 2017년 300마리 안팎까지 늘어났다. 전 세계 서식하는 저어새 3천900여마리의 8% 정도가 남동유수지에 서식했던 셈이다. 이랬던 남동유수지의 저어새 번식률이 올해 들어 급감했다. 남동유수지에서 태어난 저어새 수는 2017년 233마리에서 2018년 46마리로 크게 줄더니, 올해는 15마리에 그쳤다. 부화 개체가 2년 만에 93%가량 줄어들었는데, 너구리의 포식이 주된 이유로 알려졌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저어새네트워크와 한국물새네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 10여명은 최근 유수지 내 '저어새섬'(인공섬)을 뒤덮은 환삼덩굴, 망초, 단풍잎돼지풀 등을 제거했다. 덩굴과 풀은 1m 넘게 자라면서 육지에서 봤을 때 섬의 바위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올해 저어새 번식 실패 요인으로 꼽히는 너구리가 숨어 있기 좋은 환경을 없앤 것이다. 특히 환삼덩굴에는 가시가 있어 저어새의 활동을 방해할 수 있는 만큼 회원들은 이 식물들이 섬에 뿌리를 내리기 전에 제거했다. 이듬해 번식할 곳을 미리 정해두는 저어새의 습성을 고려한 것이다. 남동유수지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줘 내년에는 더 많은 저어새가 찾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인천시는 지난해 너구리의 접근을 막기 위해 유수지 수위를 높이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너구리가 헤엄을 쳐 인공섬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인천시, 국립생태원 등 관계기관은 너구리의 접근을 막기 위한 대책을 찾고 있다. 인천시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있으며, 환경부와 국립생태원 등은 시와 협의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할 예정이다. 더 많은 저어새가 인천을 찾길 바라는 시민의 마음을 충족시킬 대책이 마련돼 내년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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