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해법 '자립' 대신… '노숙인 문제' 가리는 펜스

7면 수원역 노숙인 차단 펜스 설치
20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수원역 환승센터 인근 공공공지가 노숙인 접근을 막기 위해 관계당국이 설치한 높은 펜스에 둘러싸여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권선구 '수원역 KCC 공사장' 설치
주민들 "출입 막으면 다른곳 갈 것"
지원센터 "스스로 생활하게 도와야"


수원역 환승센터 아래에서 노숙인 문제로 민원폭탄이 발생(8월 20일자 9면 보도)하자 권선구청 등 관계 당국이 해당 지역에 펜스를 새로 만들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 "1차원적인 행정 편의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펜스를 세워 노숙인의 접근을 막는 것으로 일시적 민원은 해결할 수 있겠지만 노숙인 문제의 근본 해결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9일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수원역 환승센터 1층 KCC몰 공사현장 앞 공공공지에는 새로운 펜스가 설치됐다.

당초 해당 지역에는 시민 편의를 위해 쉼터 역할을 하는 평상과 자전거 보관소 등이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노숙인 민원이 계속되자 플래카드를 걸고 계도에 나서는 가 하면 경찰과 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구청 측은 펜스로 막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정을 이달 중순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청은 KCC 측에 펜스공사를 제안했고, KCC는 이에 응했다. 구청은 우선 펜스로 막아둔 뒤 KCC 몰이 완성되는 내년 3월 이후 해당 공공공지를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펜스를 설치하는 게 노숙인 문제의 근본 해결이 아니라는데 있다. 스스로 노숙생활을 청산할 수 있게 도와주는 등 근원 대책이 수반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어머니를 모시고 산책 나온 인근 주민 A(여)씨는 "고가 아래 그쪽만 펜스로 막는다고 노숙자들이 사라지겠느냐"며 "인근 다른 곳으로 갈 게 뻔한데,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숙인 자립을 지원하는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소속 한 사회복지사는 "노숙인 대부분은 우리와 같은 사람들인데 단지 추락한 상태일 뿐"이라며 "길게 보고 다시 스스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선구청 관계자는 "40~50명의 노숙인이 술을 마시고, 노상방뇨를 하는 등 민원이 많았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원래 공사 계획에 들어가 있는 곳을 시민 편의를 위해 개방해 뒀는데, 이제 공사를 해야 해서 펜스를 추가로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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