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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매니지먼트 숲 제공

배우 공유가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언급했다.

공유는 16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기를 하는 것일 뿐, 나는 소소하고 평범한 사람이다"고 운을 뗐다.

그는 "다들 제가 평범하지 않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시지만, 저 역시 크게 다를 바 없다. 제가 맡은 역할 때문에 생기는 판타지는 있을 수 있지만, 공지철이라는 사람이 가진 보편적인 사고와 상식이 분명 있다"고 밝혔다.

'남편이 공유라면 이미 평범하지 않다'는 농담 섞인 말에는 "'사람들이 몰입을 못 하면 어떡하지? 그래서 안 되겠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실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82년생 김지영'에서는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웃어 보였다.

'82년생 김지영'은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그리고 엄마인 보편적이고 평범한 여성 김지영을 통해 사회 시스템을 조명한다. 공유는 이 영화를 "우리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누구에게나 가족이나 사회에서 만난 관계 속에서 받는 상처가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알게 모르게 이런 상처들이 겹겹이 쌓인다. 그런 부분을 담고 있는 시나리오가 위로됐다"고 말했다.

영화는 김지영 이야기 뿐만 아니라 대현과 친정, 시댁, 전 회사 사람들까지 모두 따스한 시각으로 그려낸다. 공유는 "이 부분이 손에 꼽을 만큼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소설과 영화가 다른 것이 이 지점인 것 같다. 대현을 포함한 김지영의 주변 사람들이 다 같은 기능적인 역할을 했다. 김미경 선배님이 연기하신 지영의 친정엄마를 보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나기도 했다"며 "특별하게 사이가 나쁘지 않은, 평범한 가족 이야기라 더 짠했다. 그리고 그 누구의 잘못이라고 문책하지 않아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를 읽은 뒤 어머니께 전화했다"던 그는 "아직 자식을 낳아서 키워보진 않았지만, 부모님의 마음이 와닿았다. 불공평하게 살았던 본인과 달리 자식에게는 다른 가르침을 주면서 키우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공유는 시나리오를 읽고 원작 책까지 읽었다며, 영화에 참여한 후 새롭게 느낀 것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을 해가면서 마음이 열리는 부분이 있다. 저는 남성이기 때문에 '이해한다',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접근을 했다. 여성 입장에서 보는 시각이 다를 것이라는 이해 정도는 하고 있었다. 영화를 본 뒤 이를 되새김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유는 김지영을 연기한 정유미와는 영화 '도가니'(2011)와 '부산행'(2016)에 이어 세 번째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부부 역할로 출연하는 것은 이번 영화가 처음이다.

그는 "편한 친구이자 동료이지만 연기할 때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려고 했다. 신뢰한 만큼 보답을 받은 느낌도 들었다. 영화 속에서 신혼 때를 회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분위기가 가장 밝은 장면이라 촬영 때는 재밌었는데 나중에는 보기 힘들더라"며 웃었다.

부산 출신인 공유는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부산 사투리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영화 속 명절에 가족과 함께 있는 장면에서 사투리를 쓴 공유는 "사투리를 잠깐만 써서 아쉬웠다"며 "제가 그동안 사투리 연기를 아껴놨다. 이번은 맛보기라고 생각한다. 부산 출신으로서 사투리 지적받으면 기분이 상할 것 같아서 계속 체크하면서 연기했다. 사투리 연기를 통해 대현이 더 다면적인 인물이 된 것 같아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부산행'과 '밀정', 드라마 '도깨비'까지 연달아 작품을 선보인 공유는 지난 2016년 이후 3년 만에 복귀한 것과 관련해 "다작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실제 하기가 쉽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는 "2016년 전에는 1년에 한 작품씩 했었는데, 그때 유난히 활동을 많이 했다. 제가 물리적으로 1년에 세 작품씩 하기는 사실 힘들다"며 "지금 이 나이의 모습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이어 멜로 연기와 관련해서는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담아낸 '82년생 김지영'은 오는 23일에 개봉한다.

/유송희기자 y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