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과밀·과대 학교 60여곳
28~34명… '콩나무 교실' 심각
학년별 급식 등 문제 발생 불구
'학생수 증가세' 현상 지속전망


'다 함께 달리던 계주 달리기는 옛말, 쪼개진 초등학교 운동회'.

용인 A초등학교는 17일부터 이틀간 운동회를 진행한다. 첫날인 17일은 짝수(2, 4, 6학년) 학년이, 이튿날인 18일엔 홀수(1, 3, 5학년) 학년이 각각 참가하는데, 벌써 수년째 짝수 홀수로 나눠 반쪽짜리 운동회를 열고 있다.

이유는 학생 수가 지나치게 많아서다. A초교의 학생 수는 1천500여명. 학급당 평균 학생수(28.7명)도 경기도 평균치(21.8명)를 훌쩍 넘어섰다.

학생이 많다 보니 전 학년이 좁은 운동장에 함께 할 수 없어 결국 분산개최하는 방법을 택했다. A초교 학생은 전 학년이 모두 모여 열띤 응원을 펼치는 '계주'도 반쪽으로 진행해야 한다.

광주 B 초등학교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일주일간 운동회를 열었다. 이미 올해도 지난 달 17일부터 24일까지 1주일 동안 학년별로 진행했다.

B초교 학생 수는 2천100여명, 학급 평균 학생 수는 34.03명이다. 과밀학급 기준(평균 1교실 당 32명)을 넘어서 '초과밀'인 셈이다.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경기지역 과밀·과대 학교들은 과거 동네축제로 치렀던 초등학교 운동회를 반쪽짜리 행사로 만들었다.

학교정보공시 사이트인 '학교 알리미'에 따르면 경기지역 초등학교 중 과대 학교(학생수 1천680명 이상)는 9개교다.

학교에 학생 수가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운동회를 쪼개서 진행하는 촌극은 물론, 학년별 급식시간을 조정하고 개교 후에도 끊임없이 학교를 증축해야 돼 학생 안전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학생 생활과 직결된 실질적인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지만 해결책은 요원하다.

더구나 경기도 초등학생 수는 택지개발에 따른 인구 증가의 영향으로 2016년 72만7천380명에서 2018년 76만9천744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 이와같은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에 학교 시설 배치가 이뤄지고 다양한 지역 현안을 파악해 과대 학교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