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조차 미스터리 '해방후 대중문학' 다시읽기

한국근대문학관 총서 '틈' 기획
이봉권 탐정물 '방전탑의 비밀'
1949년 첫 출간… 사회상 생생

■ 방전탑의 비밀┃이봉권 지음. 홍시 펴냄. 208쪽. 1만2천500원


방전탑의_비밀_입체_표지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이 올해 한국근대대중문학총서 '틈'을 기획, 첫 번째 책인 이봉권의 과학탐정소설 '방전탑의 비밀'을 내놨다.



한국근대대중문학총서는 본격문학 혹은 순문학 중심의 근대문학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대중문학 중에서 오늘날 독자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작품들을 가려 뽑아 재출간한다는 기획으로 시작됐다.

기존 문학총서와 달리 친절한 주석과 소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판(圖版) 자료를 충분하게 활용한다는 원칙을 표방하고 있다.

읽는 책이 아니라 '읽고 보는' 문학총서를 위해 독자들에게 더 친절하게 다가감으로써 문학총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매년 2~3권씩 출간될 예정이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은 "실제로 한국근대문학관 수장고에는 근대문학 전공자인 저조차도 보거나 들어본 적 없는 작품들이 수두룩하다"며 "우리 독서공동체가 그동안 순문학, 아니면 장터거리에서나 팔리던 딱지본 소설로 양분화된 것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실제로는 다양성이 살아있었던 복합적인 실체였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첫 번째로 출간된 '방전탑의 비밀' 역시 근대문학연구자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으로, 저자 또한 '이봉권'이라는 미지의 인물이다.

1949년 처음 출간돼 1952년 3판까지 찍은 소설로, 1961년에는 '(일정 시의)비밀의 폭로'로 제목을 바꿔 다시 출간되기도 했다.

1961년 판본에는 표지에 저자가 이봉권으로 되어 있으나 판권란에 방인근이라는 이름이 저자로 등장하고 있어서 실제 작가가 방인근일 수도 있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일제 말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절 만주국을 무대로 한 이 작품은 그동안 한국문학사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

만주국의 실질적 지배자였던 일본 제국주의의 내밀한 모습으로부터 당시 이들과 맞서 싸우던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조직까지 경장편의 분량에 여러 이야기의 흐름들이 긴밀하게 조직됐다.

이 소설을 통해 일제 말과 해방 직후의 사회상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데 특히 소설 속에 등장하는 만주국의 모습은 매우 생생하다.

만주국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도 실명 그대로 등장하고 있고 소설에 묘사된 도시의 모습 또한 실제와 부합하고 있어 흥미롭다. 곳곳에 배치된 도판 자료를 통해 당시 사회상을 엿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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