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주의적 시선 담긴 164편
일상 소소함 속 연륜 묻어나
"상처 받은 영혼 치유하는 것"
소박·진실한 문학의 힘 역설
"일상생활의 잔잔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반 평생을 시인으로 살아온 조석구(81·사진) 시인이 13일 경인일보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시집 출간 소식을 알렸다.
생산적 슬픔을 주제로 2년 만에 '끝없는 아리아' 시집을 출간한 그는 "모든 사람은 다시 시작하기 위해 헤어짐을 전제로 한 대인관계를 맺는다. 이 모든 과정이 일상생활에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 6부로 구성된 시집에는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조석구 시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일상적인 소소함을 대변하는 시 164편이 담겼다.
그는 "세월의 무게감을 느끼는 나이에 이르다 보니 시대를 반영하는 저항적 시 보다는 시의 관념이나 장식을 벗어던진 간결한 시를 쓰고 싶었다"며 "다만 이별의 아름다움을 원고지에 옮겨 적을 때에는 극복의 미학을 담을 수 있도록 한 글자 한 글자에 연륜에서 나오는 세월의 무게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지향점은 '문상'이란 시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문상을 갔다/친구는 국화꽃 속에 묻혀/나를 쳐다보고 있었다/여보게 친구 자네 저승에 갈 때/뭘 가지고 갔나/그는 나를 바라볼 뿐/대답하지 않았다'
'문상'이 삶에 자리 잡은 근원적 슬픔과 허무를 노래했다면 시집의 제목이기도한 '끝없는 아리아('민들레 홀씨/훨훨 두둥실 떠나가네요/…//아름다운 이별 숙명이어요…')'란 시에는 조석구 시인의 슬픔 극복 방법이 특유의 철학적 사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는 "메마른 가슴을 적셔주고 상처 받은 영혼을 달래주는 것은 과학이 아니고 문학"이라며 "소시민(小市民)의 비애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 역시 소박하고 진실 되게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의 시는 관념이나 장식을 벗어버린 절대 이미지의 '벌거숭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며 "앞으로 몇 권의 시집을 더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대의 압박이나 세속적인 명리에서 벗어난 자유주의자로서의 시적 세계를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