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이대론 쓰레기에 묻힌다·(1)가까워지는 대란]'잘못된 분리배출' 반입량 늘려

'귀중한 자원'인데… 어쩌다 매립지로 오셨습니까?

이원근·이준석·공승배 기자

발행일 2020-03-12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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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매립지 기획기사 관련
수도권매립지 3-1 공구 생활폐기물 매립구역에서 잘못된 분리배출로 인해 음식물 찌꺼기가 섞인 쓰레기가 매립되고 있고 이를 먹기 위해 주변을 배회하는 갈매기들이 뒤엉켜 있다. /기획취재팀

종이상자·스티로폼 담아 배출… 폐기물 둔갑
1인당 하루배출량 255g중 53% '재활용 가능'
정부, 친환경 소비 확대·선별체계 개선 노력


# 종량제 봉투속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재활용 쓰레기

지난 2일 오후 10시. 인천 계양구 한 폐기물 수거업체 근로자들의 하루는 늦은 밤부터 시작됐다. 3인 1조로, 7t의 폐기물 압축차량을 타고 동네를 돌기 시작했다.

2명은 차량 뒤에 매달려 폐기물 수거를, 나머지 한 명은 운전을 담당했다. 차량은 약 5m 간격으로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거의 모든 가로수 아래에는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었다.

폐기물 수거업체 근로자들이 수거하는 폐기물은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이지만, 투명 봉투에 버려진 재활용 폐기물도 차량에 함께 실었다. 이물질이 묻은 라면 용기, 물기가 남아 있는 페트병 등이 담긴 봉투였다.

이물질이 있는 폐기물은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활용할 수 있는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져 불필요한 매립이 이뤄지고 있다.

12년째 폐기물 수거 일을 하고 있다는 정모(53)씨는 "원칙대로 종량제 봉투만 수거하면 다음날 쓰레기가 치워지지 않았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친다. 재활용품이라도 현장 판단에 따라 재활용할 수 없어 보이면 가져갈 수밖에 없다"며 "주민들이 나름대로 재활용이라고 분리해 내놓지만, 실상은 음식물 찌꺼기, 물기가 있어 재활용할 수 없는 게 태반"이라고 했다.

아파트 단지는 쓰레기 분리 배출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주택가로 들어서자 상황은 심각했다. 재활용할 수 있는 스티로폼이나 종이상자에 각종 쓰레기를 담아 놓는 등 생활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 분리 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택가 곳곳에 설치된 '무단투기 금지'를 알리는 스티커와 현수막 앞에도 분리 배출하지 않은 쓰레기더미가 쌓여 있다. 쓰레기봉투 하나를 찢어보니 캔, 비닐, 피자 상자 등이 섞여 있었다.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하는 것도 작업자들의 몫이다. 작업자들은 깨끗한 상태의 재활용 폐기물, 종이상자는 남겨 놓고 분리 배출하지 않은 쓰레기는 가져간다.

정씨는 "종량제 봉투 안에도 재활용 쓰레기가 20~30%는 포함돼 있다. 축축한 종량제 봉투는 모두 그 안에 음식물까지 포함된 것"이라며 "눈에 띄는 재활용 쓰레기는 수거하며 분리하지만, 불투명한 종량제 속에 있는 것까지 골라내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날 쓰레기 수거는 적환장에서 쓰레기차를 비우고 다시 수거하기를 2차례 반복했고, 작업은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이어졌다.

# 매립·소각 종량제 생활폐기물 53% 재활용 가능


5년마다 진행되는 제5차 환경부 전국폐기물 통계조사(2016년 기준)에 따르면,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는 생활폐기물 중 절반 이상은 재활용 가능한 자원이다.

전국에서 하루 1인당 배출하는 종량제 폐기물은 255g으로, 이 중 53%(136g)가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이다.

인천 등 광역시 단위에서 시민 1명이 하루 배출하는 종량제 폐기물 양(318g) 중에서도 약 43%(138g)가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수도권매립지에 매립되는 생활폐기물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분리 배출이 중요하다.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된 생활폐기물은 2015년 약 46만5천t에서 2018년 약 70만6t으로, 3년 사이 약 50%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각 시·도가 2018년 생활폐기물 반입량 대비 10%를 감축해야 하는 '반입 총량제'까지 실시되고 있지만, 생활폐기물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반입총량제가 실시된 올해 1월,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된 생활폐기물 양은 4만8천500여t으로, 지난해 1월보다 1천700여t 증가했다. 2018년 1월과 비교해도 약 24%(9천600여t) 증가한 수치다.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는 생활폐기물 중 절반가량이 재활용 가능한 자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분리 배출만 제대로 해도 생활 폐기물 매립량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환경부 관계자는 "2018년부터 폐기물의 발생 억제, 순환이용 촉진을 위한 제1차 자원순환기본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며 "친환경 소비를 확대하고 배출·수거·선별 체계를 개선해 버려지는 자원을 줄여 재활용률을 점차 높여 나가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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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이원근, 이준석, 공승배기자
사진: 강승호차장, 조재현기자
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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