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그후, 또 4월이 간다
[세월호 그후, 또 4월이 간다·(2)미완의 대책-남은 숙제]'국립트라우마센터' 언제쯤…
'설립 약속' 6년째 제자리… 새정부 들어서도 한없이 느렸다
세월호참사 6주기 기억식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박근혜정부서 시작… 예산 전액 삭감
정권 바뀌고 재추진 "본궤도 2~3년 더"
정부가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에게 약속한 국립 트라우마 지원 센터는 6년째 답보상태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당시 박근혜 정부는 안산에 트라우마 관련 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이 센터는 각종 재난·재해로 인한 피해자들의 정신적·신체적 치료를 종합 지원하는 곳이다.
보건복지부는 센터 건립을 위해 2016년도 정부 예산에 설계비(3억8천400만원) 등 총사업비 200억원(건축비 100억원·장비 100억원·안산시 부지 제공)을 반영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이런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당시 기재부는 세월호 피해자 심리 상담과 치료 지원을 돕기 위해 경기도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 위탁해 임시로 운영 중인 안산온마음센터(옛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국립 센터 건립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냈다.
겉돌던 이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란 명칭으로 재추진됐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6주기인 지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다시는 손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약속한 '안전한 나라'를 되새긴다"며 "4·16생명안전공원,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 건립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 건립 사업은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진행이 더디기만 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019년 용역을 한 차례 진행해 '정신건강·신체건강 치료'란 큰 틀의 구상을 세우고 내년도 자체 예산안으로 올려둔 상태"라며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각종 후유증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정부로부터 그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료진에 자신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치료 과정에서도 그날의 아픈 상처를 다시 드러내야 하는 것이다.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는 세월호 피해자들이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 건립을 간절히 바라는 이유다.
/안산온마음센터 재난심리지원종합플랫폼 홈페이지 캡처 |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당장 기댈 수 있는 곳은 안산온마음센터가 유일하다. 이곳은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피해자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왔다.
총 903명(2019년 12월 등록 기준)이 이곳에서 심리 치료와 상담 등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센터 측은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 건립과 맞물려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4·16 세월호 참사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한시적으로 지원받고 있는 센터 운영 예산(국비·도비)이 오는 2024년을 마지막으로 끊기게 된다.
또 정부가 그동안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 건립을 추진하면서 정작 안산온마음센터 측과 어떠한 논의도 진행한 사실이 없다.
익명을 원한 안산온마음센터 한 직원은 "언제까지 운영되는 것인지 우리도 모른다"며 "언제 실직할지 모른다는 혼란과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기도 힘들다는 현실적 이유가 혼재한다"고 하소연했다.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글: 임승재차장, 배재흥, 김동필기자
사진: 김금보, 김도우기자
편집: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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