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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주역의 설시점을 통해본 괘가 '절괘(節卦)'였다.

절괘는 마디 절자로 대나무의 마디처럼 인체의 관절처럼 일정한 한계로서의 한절(限節)을 뜻한다. 보통의 나무는 줄기가 하나로 쭉 뻗어서 마디가 없지만 대나무는 일정한 마디가 있어 마디와 마디 간 제한이 있다. 없는 마디에 마디를 만들면 서로 구분되고 격리된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절괘를 '지(止)'라고 정의하였다. '止'는 발을 상징한 글자인데 걷거나 뛰는 발이 아니라 멈추어있는 발을 상징한다. 그래서 멈추거나 그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올해는 '세계일가(世界一家)'나 지구촌을 말하는 중에 갑자기 각국이 서로 마디를 만든 형국이다.

절괘에 '문밖에 나가지 못해 흉하다'는 효사가 있다. 절은 조절의 의미도 있으니 사람이 나갈 땐 나가고 나아가지 않을 땐 나아가지 않는 것이 조절이나 절제를 잘하는 것이어서 '중절(中節)'이라고 한다. 나아가지 않아야 할 때 나아가고 나아가야 할 때 안나가 거꾸로 하면 '불절(不節)'이 되어 흉하다고 하였다.

전 세계가 몇 달 동안 서로 '불출문정(不出門庭)'의 형국이었다. 구한말 문호(門戶)를 개방하느냐 마느냐의 논의에 못지않게 지금 세계는 이 문제에 대해 고민과 방법을 찾고 있는 듯하다. 절괘에서 문호를 열고 나아가야 할 때 나아가지 못하면 흉하다 했는데 시의에 적절한 방법이란 언제나 어려운 것 같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