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jpg
인천에 이어 경기 시흥시 가정집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시가 조사에 나섰다. 시흥시 하상동 A아파트에 사는 주민 정모 씨가 16일 세면대에서 수돗물을 틀었는데 유충이 나왔다"며 "4∼5㎜ 크기의 유충은 살아 움직였다"고 말했다. 사진은 시흥 아파트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 /연합뉴스=독자 제공

인천에 이어 시흥시와 화성시, 평택시 등에서도 유충이 섞인 수돗물이 가정에 공급돼 수도권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충 발생의 원인으로 오염된 활성탄이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지만, 활성탄을 사용하지 않는 정수장에서도 유충 수돗물이 나오면서 전반적인 수돗물 관리대책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16일 시흥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상하동의 한 아파트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수돗물을 틀었는데 4~5mm 크기의 살아있는 유충이 나왔다는 내용이다. 또 화성 아파트 2개 세대 주방과 직업훈련교도소 화장실 수돗물에서도 유충 수돗물이 나왔다는 신고가 있었다.

200건에 가까운 유충 수돗물 민원이 제기된 인천시에서는 앞서 조사결과 활성탄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견됐다고 밝혀 오염된 활성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시흥시의 경우 유충 수돗물이 공급된 연성정수장은 활성탄을 사용하는 곳이 아니어서 아직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활성탄은 수돗물 정화제로, 오염된 물의 탈색·탈취, 오염물질 제거 기능과 중금속 물질 등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고도정수처리장은 정수된 수돗물을 공급하기 전에 한 차례의 정화 작업을 더 거치는 데 이때 사용되는 것이 활성탄이다.

정수장에서는 겨울과 같이 계절적으로 오염 요인이 적은 때에는 활성탄 절차를 생략하는 등 상황에 맞춰 활성탄을 사용하는 데 보관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활성탄을 한 번에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보관방식에 따라 이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다양한 원인을 유추할 수 있지만 노후 상수관로도 또 하나의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상수도 설치 30년이 지나면 노후상수도로 지정돼 개량사업 대상이 되는데, 토지 소유자와의 협의 등 행정절차 지연으로 공사기간이 연장되는 곳이 적지 않다.

환경부는 지난해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수돗물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아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후관로 정비사업을 위한 조사가 올해부터 시작돼 최소 2년여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기도 수자원본부 관계자는 "정부의 수돗물 안전관리 종합대책은 그간의 수돗물 관련 정책을 대폭 개선한 것인 만큼 보다 질 좋은 수돗물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도 "우선은 유충 수돗물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개선하고 지자체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으로 믿을 수 있는 수돗물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